[포스트시즌]신들린 두산 넋나간 삼성…두산 “축배 1승 남았다”

  • 입력 2001년 10월 25일 22시 49분


한국프로야구 20년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 생긴 때문일까. 한동안 삼성 벤치엔 ‘우승청부업자’ 김응룡 감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감독이 한국시리즈 경기중 자신의 ‘옥좌’를 버리고 코치의 뒷자리로 숨어버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25일 잠실 4차전. 3차전보다 더한 타격전이 벌어졌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삼성은 전날 경기를 뒤집지 못한 반면 두산은 이날 한국시리즈 사상 최다점수차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조화를 부리는 듯했다. 삼성은 1회말 두산의 포스트시즌 홈런왕 우즈에게 선제 2점홈런을 내줬지만 2회초 폭발적인 타격이 되살아나며 이승엽의 2루타 등 7안타와 몸에 맞는 공 2개,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단숨에 8득점,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관련기사▼

- [라커룸]김응룡 감독뭐에 홀렸나
- 두산-삼성 양팀 감독의 말
- 주심 볼판정에 무너진 갈베스
- '웅담포' 김동주, KS마크 그랜드슬램
- 동아닷컴 네티즌의 KS 말말말
- 한국시리즈 4차전 기록실
- 티켓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 4차전 득점상보

그러나 삼성의 상승세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두산은 곧 이은 2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정수근의 안타로 1점을 보태는데 그쳤지만 우즈로부터 시작된 3회말 16명의 타자가 나가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는 신들린 방망이를 휘둘렀다.

무사 만루에서 안경현의 밀어내기 볼넷, 그리고 홍성흔이 2타점 적시타, 전상렬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7-8의 1점차까지 추격한 두산은 이날의 영웅 정수근의 2타점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장원진의 1타점 안타에 이은 김동주의 쐐기 만루홈런과 안경현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3회에만 12득점을 올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의 3회말 공격이 끝났을 때의 시간은이미2시간6분이 소요됐고 분을 삭이지 못한 김응룡 감독이 일시 자리를 뜬 것도 이맘때. 이후 더 이상의 역전 드라마는 생기지 않았다.

결국 이날 승부는 ‘핸드볼 스코어’인 두산의 18-11 대승으로 끝났다. 두산은 1패후 3연승을 내달리며 ‘V3’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5차전은 27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