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7수생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0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투수 임창용의 호투와 솔로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펄펄난 이승엽의 방망이가 빛을 발해 두산을 14:4로 물리치고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선발타자 전원안타 전원득점의 진기록을 세우며 지난 84년 한국시리즈 6차전부터 이어진 한국시리즈 잠실구장 10연패의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도 탈출하며 잠실벌에서 17년만에 웃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이 맺혀있는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 남은 두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프로야구 출범 20년 만에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제1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 1무 4패로 진 빚도 깨끗히 갚게된다.
한국시리즈 6차전은 28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삼성은 노장진 두산은 박명환을 각각 선발 등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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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처]이승엽-김동주 활약에서 '명암' |
삼성 선발투수 임창용과 간판타자 이승엽이 벼랑끝까지 내몰렸던 삼성을 구해냈다.
먼저 한국시리즈 첫승을 챙긴 임창용.
임창용은 지난 2차전에서 시속 1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직구에 제구력 불안까지 겹쳐 4⅔이닝동안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던 아픈 기억을 잊고 눈부신 호투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임창용은 이날 140km후반대의 빠른공과 오른손타자의 몸쪽으로 오다가 활처럼 휘며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두산타선을 압도했다. 6이닝 7안타 3볼넷 1사(死)구 3실점(2자책) 4삼진.
비록 7회 선두타자 우즈에게 안타를 맞고 투구수가 115개로 많아 배영수와 교체됐지만 임창용의 눈부신 피칭은 삼성을 승리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해태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97년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 무실점으로 3개의 세이브를 따낸바 있는 임창용은 이날 한국시리즈 첫승의 짜릿한 감동을 맛봤다.
타석에선 ‘간판타자’ 이승엽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승엽은 4:2로 쫓긴 5회말 두산선발 구자운으로 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105m짜리 솔로아치를 그려 3연패에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들어서만 3번째 홈런으로 우즈와 함께 한국시리즈 최다홈런 타이.또다시 두점차로 쫓아온 6회 2사 3루에서도 좌전적시타를 터뜨려 두산의 추격의지를 꺾으며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이승엽은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초반 기선은 두산이 먼저 잡았다.
두산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공격에서 김호와 정수근의 연속안타와 우즈의 희생플라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삼성은 3회말 반격에서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중전안타, 이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마해영은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후속 마르티네스의 안타로 무사만루의 역전찬스를 잡은 삼성은 김한수가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고 두산의 송구에러를 틈타 1루주자 마르티네스 마저 홈을 밟아 4:1로 달아났다.
삼성은 두산이 한점씩을 따라붙은 5회와 6회말 공격에서 이승엽이 솔로포와 좌전적시타를 쳐 한점씩을 달아나는 집중력을 발휘, 두산의 힘을 뺐다.7회에 한점을 더 달아난 삼성은 8회 11명의 타자가 나와 5안타와 볼넷 4개 투수 와일드 피치 등으로 대거 7득점 승리를 굳혔다.
삼성은 이날 선발타자 전원아타를 기록하며 장단 16안타로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 시켰다.
반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상승세를 주도한 장원진과 홍성흔이 무안타로 침묵, 우승축배를 하루뒤로 연기했다.
두산은 선발 구자운이 4이닝 5실점(4자책), 구원투수로 나온 차명주가 2이닝 1실점, 이혜천과 정진용이 각각 1이닝 4실점 하는 등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난조를 보였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pistols@donga.com
▽득점상황 상보▽
△두산 3회초 공격. 선두타자 김호는 중전안타를 치고 무사에 출루했다. 정수근은 빠른발을 이용, 1루 내야안타로 임창용을 압박했다. 장원진의 중견수 깊숙한 플라이때 주자들은 한루씩 진루 1사 2,3루. 코리안 시리즈에서 ‘거포’의 이미지를 더욱 깊게 각인시키고 있는 3번타자 우즈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삼성 3회말. 삼성은 0:1로 뒤진 3회말 반격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한 김종훈이 투수 와일드 피치때 2루에 안착 동점기회를 만들었다. 볼넷을 고른 이승엽 다음에 타석에 들어선 마해영은 무사 1-2루에서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삼성은 마르티네스가 3루수와 유격수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해 만든 무사만루에서 김한수가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행운도 따랐다. 삼성은 마르티네스의 3루진루를 막으려는 두산 좌익수 장원진이 던진공이 뒤로 빠지는 사이 마르티네스 마저 홈을 밟아 4:1로 달아났다.
△두산 5회초.두산은 1:4로 끌려가던 5회초 1사후 정수근이 몸에맞는 공으로 출루해 추격기회를 잡았다. 2사후 우즈가 행운의 2루실책으로 출루해 1-2루의 득점찬스를 잡은 두산은 4번타자 심재학이 우익선상 적시타로 한점을 따라붙었다.
△삼성 5회말. 선두타자 이승엽은 두산선발 구자운으로 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의 솔로포를 터뜨려 구자운을 마운드에서 쫓아냈다.
△두산 6회초.2사 후 최훈재는 우월 2루타로 출루했다.후속 김호는 좌월 2루타를 터뜨려 5:3까지 접근.
△삼성 6회말. 선두타자 김태균은 중전안타로 출루한 후 박한이의 희생번트와 김종훈의 유격수 땅볼로 3루에 진루해 ‘간판타자’ 이승엽의 좌전안타때 홈플레이트를 밟아 6:3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삼성 7회말. 선두타자 김한수는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다. 다음타자 정경배의 투수앞 땅볼때 야수선택으로 3루에서 세이프 무사 1-3루. 진갑용은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3루주자는 무난히 홈을 밟아 7:3으로 달아났다.
두산 8회초. 2사후 최훈재는 중전 안타로 출루한 후 대주자 장원석으로 교체됐다. 9번타자 김호는 우전안타로 뒤를 받쳐 2사 1-2루. 앞선 타석까지 2타수 1안타 2사사구 1득점을 기록했던 정수근은 우전적시타를 때려 7:4로 따라 붙었다.
△삼성 8회말.선두타자 박한이의 볼넷과 김종훈의 중전안타 무사 1-3루를 잡은 삼성은 이승엽타석때 이혜천의 와일드 피치로 3루주자가 홈인, 이승엽의 볼넷에 이은 마해영의 적시타로 9:4로 리드폭을 넓혔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정경배가 주자일소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려 12:4로 달아나며 승부를 거의 결정지은 삼성은 진갑용의 좌중간 적시타와 김태균의 우전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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