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챔피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아메리칸리그의 ‘지존’ 뉴욕 양키스를 대파하고 월드시리즈 첫승을 거뒀다.
점수차가 너무 커 불펜에서 몸도 풀지않은 마무리 투수 김병현은 동양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등판을 다음경기로 미뤘다.
▼관련기사▼ |
28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피닉스의 뱅크원 볼 파크에서 개막한 2001 월드시리즈 1차전.
월드시리즈 첫 출전과 ‘절대 약세’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는 ‘언히터블’의 선발투수 커트 실링의 눈부신 피칭과 포스트시즌 들어 ‘신들린 듯’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크레이그 카운셀의 동점포 ‘곤조’ 루이스 곤살레스의 역전 2점홈런 등 장단 10안타를 몰아쳐 낙승했다. 반면 월드시리즈 26회 우승에 빛나는 양키스는 ‘에이스’ 무시나가 3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야수들의 에러까지 겹쳐 5실점(3자책)하며 무너져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1차전을 내줬다. 양키스는 이날 3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다.
애리조나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2차전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랜디 존슨과 앤디 패티트의 좌완 선발 대결로 펼쳐진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3차례나 완투승을 거뒀던 실링의 위력은 월드시리즈에서도 여전했다.
◀실링은 7이닝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으로 포스트시즌 4승째를 챙겼다.
7이닝 3안타 1볼넷 8삼진 1실점. 9:1로 승부가 결정난 8회 마운드를 마이크 모건에게 넘겨 4연속 완투승은 좌절됐지만 실링은 이날 승리로 메이저리그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승 투수의 영광을 차지했다.
애리조나와 실링의 출발은 불안했다. 실링은 1회초 데릭 지터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후 버니 윌리엄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아 선취점을 내준 것. 하지만 1회말 카운셀이 곧바로 동점홈런을 쳐 이내 안정을 찾아 양키스 타선을 압도했다. 156km를 오르내리는 빠른공,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가 심한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은 실링의 투구에 양키스 타선은 쩔쩔맸다.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냈다.
대승의 신호탄은 카운셀이 쏘아올렸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카운셀은 0:1로 뒤진 1회말 볼카운트 1-2에서 무시나의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홈런으로 실링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음은 곤살레스 차례. 곤살레스는 1:1 동점이던 3회 역전 투런홈런을 떠뜨려 대승의 초석을 다졌다. 선두타자 토니 워맥이 벨트에 맞는 사구로 출루한 뒤 2번 카운셀의 1루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곤살레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57홈런을 기록한 곤살레스는 볼카운트 0-2에서 거의 가운데로 들어노는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비거리 124m로 곤살레스의 월드시리즈 첫홈런이었다.
곤잘레스의 홈런으로 불붙은 애리조나 타선은 3회 타순이 한바퀴 돈 후에야 잠잠해 졌다. 4번타자 레지 샌더스의 중전안타와 스티브 핀리의 타구를 우익수 데이비드 저스티스가 놓치는 실책을 범해 잡은 1사 2-3루의 추가 득점찬스에서 매트 윌리엄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한 애리조나는 마크 그레이스의 고의사구로 만든 2사 1-3루에서 대미언 밀러의 좌익선상 2루타로 다시 한점을 추가했다.
실링의 비중을 생각하면 거기서 승부는 이미 결정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애리조나는 4회에도 바뀐 투수 좌완 랜디 초트를 상대로 스티브 핀리, 윌리엄스, 마크 그레이스의 타점으로 다시 4점을 뽑아 9:1로 리드폭을 넓히며 양키스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반면 양키스는 3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다. 특히 공격의 물꼬를 터줘야 할 1-2-3번에 포진한 척 노블락-데릭 지터-데이비드 저스티스는 단 하나의 안타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 최강의 수비라인업이라는 명색에 무색하게 두개의 에러로 흔들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