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뚝심의 두산 정상에 서다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16분


김병현이 활약 중인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커트 실링-랜디 존슨의 ‘원투 펀치’가 있다면 두산 베어스에는 정수근-장원진으로 이어지는 국내 8개구단 최고의 1, 2번타자가 있었다.

두산이 정수근과 장원진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5차전 선발 승리투수 임창용을 마무리로 또다시 기용한 삼성에 6-5의 재역전승을 거두고 4승2패로 정상에 올라 82년과 95년에 이어 한국시리즈 ‘V3’의 영광을 안았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1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은 1-2로 추격한 5회말 ‘흑곰’ 우즈가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의 잠실구장 장외홈런을 날려 3-2로 역전시켜 손쉽게 승리를 확정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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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의 반격이 만만찮았다. 삼성은 7회초 대타 강동우의 2루타와 바에르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김종훈의 2타점 왼쪽 적시타와 이승엽의 오른쪽 안타로 순식간에 5-3으로 재역전시키며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두산은 7회말 심재학의 볼넷과 김동주의 좌월 2루타로 구원투수 김진웅을 끌어내린 뒤 바뀐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홍성흔이 2루땅볼을 쳐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 임창용은 전상렬의 몸을 맞힌 뒤 송원국 타석 때 통한의 폭투를 던져 두산 3루주자 김동주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5-5의 원점에서 마침내 두산의 ‘원투 펀치’가 작렬했다. 두산은 8회말 톱타자 정수근과 장원진이 연속 안타를 날리며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고 우즈의 3루 땅볼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심재학의 좌익수 앞 희생플라이로 정수근이 홈을 밟아 귀중한 결승점을 올렸다.

이로써 두산은 92년 롯데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정규시즌 승률 3위 이하의 팀이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컵까지 안는 경사를 누렸다. 올 한국시리즈에서만 23타수 9안타(타율 0.391)에 4홈런 8타점 9득점을 터뜨린 우즈는 기자단 투표에서 59표 중 55표를 얻어 98년 정규시즌, 올해 올스타전에 이은 ‘트리플크라운 MVP(최우수선수)’가 됐다.

반면 ‘만년 준우승팀’ 삼성은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또다시 대구로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편 27일 5차전은 삼성이 선발타자 전원안타 전원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을 14-4로 대파, 84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부터 이어진 잠실구장 10연패를 벗어났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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