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능성은 높다.
커트 실링-랜디 존슨 의 ‘원투펀치’가 예상 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
실링과 존슨은 1,2차전에 차례로 등판해 각각 3개의 피안타만 허용하는 ‘짠물 피칭’의 진수를 선보이며 각각 승리를 챙겼다.
두선수 모두 볼넷은 각각 하나씩만 내줬고 삼진은 실링이 1차전 7이닝을 던져 8개, 2차전에서 완투 한 존슨이 11개를 잡아냈다. 볼넷과 삼진 비율이 1:3 만 돼도 수준급 투수로 평가받는 것을 감한하면 그야말로 ‘언히터블’의 위력을 뽑낸 것.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은 실링이 4승무패 방어율 0.79 , 존슨은 3승1패 방어율 1.36으로 애리조나가 거둔 9승 가운데 7승을 두선수가 합작했다.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실링과 존슨이 있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 4연패를 노리는 양키스는 지난해 까지 3연패를 하는 동안 만난 상대팀의 에이스를 상대로 고전한 전력이 있다. 98년 샌디에이고의 케빈 브라운, 99년 애틀랜타의 그레그 매덕스, 지난해 뉴욕 메츠의 알 라이터가 그들이다. 하지만 올해처럼 철저하게 눌린 적은 없다. 98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선 브라운에게 6회까지 2점을 얻어냈고 99년 1차전서도 매덕스에게 7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밀렸지만 8회에는 기어코 점수를 뽑아내 매덕스를 마운드에서 쫓아냈다. 지난해에도 메츠의 좌완 에이스 라이터에게 1차전에서 5회까지 무실점을 끌려갔지만 6회에는 2점을 먼저 뽑았다.
하지만 올해 만난 ‘원투 펀치’를 상대로는 득점은 커녕 2루진루의 기회조차 거의 잡지 못했다. 양키스가 이전에 만난 투수들이 ’특급’이라면 ‘원투펀치’는 ‘초특급’ 인 셈.
일단 애리조나는 뉴욕으로 장소를 옮겨 벌어질 3차전은 승패의 부담에서 벗어나 대부분의 선수가 처음 경기를 치르게 될 양키스타디움의 분위기 적응에 주력 할 것으로 보인다.
악명높은 뉴욕커들의 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양키스타디움에 적응한 다음 실링과 존슨을 4,5차전에 연달아 출격시켜 시리즈를 마감한다는 계산.
실링은 1차전에서 102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아 내달 1일(한국시간) 예정된 4차전 선발등판에 별 무리가 없다. 이동일이 하루끼어 있어 3일을 쉬고 4일만에 등판하는 것이기 때문. 존슨도 110개로 9이닝을 마감해 3일이면 피로를 풀 수 있다.
다만 실링과 존슨의 나이가 각각 34세와 38세로 다소 많아 완투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애리조나 마운드의 ‘빅3’로 꼽히면서도 홈 2연점에서 본의 아니게 ‘개점휴업’상태로 있던 김병현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
4차전 실링의 맞상대는 뉴욕의 최근 월드시리즈 3연패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올랜도 에르난데스이고 존슨은 1차전 선발 마이크 무시나를 상대 할 것이 확실하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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