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뒤 라커룸에서 샤워 중이던 두산 김인식 감독. 급하게 집에서 연락이 왔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했더니 아들 승원씨가 대뜸 “아들을 낳았다”고 알려온 것. 더 황당한 것은 손자가 태어난 날은 전화받기 이틀 전인 26일이었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르기까지 서울 모호텔에서 생활하며 20여일 동안 집을 비워 뒀던 터. 며느리의 산달이 가까워진 것은 알았지만 손자가 태어난 것은 한국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전혀 몰랐다. ‘대사(大事)’를 치르느라 여념이 없던 김 감독이 혹시 신경 쓸까봐 집에서 손자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상기돼 있던 김 감독이 손자까지 생겼다는 연락에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진 것은 당연했다. 경사가 겹친 김 감독은 우승 축하연 뒤 ‘뒤풀이’에서 “나 이제 할아버지 됐다”며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자랑을 했다. 뿐만 아니라 기분이 너무 좋았던지 80년대에 유행하던 자신의 특기 ‘허슬춤’을 선보이기도.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날인 29일 아내와 함께 며느리와 손자를 찾아 오랜만에 할아버지 노릇을 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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