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4승'으로 '20승' 깬다?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8시 36분


브라이언 앤더슨
브라이언 앤더슨
‘20승 대 4승.’

올 시즌 20승으로 통산 6번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와 시즌 4승에 불과한 브라이언 앤더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선발로 나서는 31일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3차전은 월드시리즈 사상 ‘가장 부적절한 선발 맞대결’로 불린다.

피의 축제인 ‘핼러윈 나이트’로 명명된 이 경기를 앞두고 팬들은 클레멘스보다는 앤더슨과 그를 선발로 낸 애리조나의 밥 브렌리 감독을 재조명하기에 분주하다.

앤더슨은 1903년 월드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4승 이하의 투수가 월드시리즈 선발의 영광을 안은 6번째 경우. 평균자책(5.20)으로 따지면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의 할 그렉(5.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앤더슨은 투구내용도 피안타율이 3할(0.295)에 육박하는 데다 불과 133이닝 동안 2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더구나 시즌종료 한달 전인 9월초에 이미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앤더슨 이전에 월드시리즈에 선발 출전한 4승 이하의 투수 5명은 3패에 평균자책 8.15로 난타를 당했다. 79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짐 루커가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최고 성적.

그러나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게 브렌리 감독의 주장. 브렌리 감독은 앤더슨이 △양키스의 좌타라인을 요리할 왼손투수라는 점 △중간계투로 나간 플레이오프에서의 빛나는 호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97년 월드시리즈 등판 경험 등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애리조나의 ‘원투 펀치’인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처럼 상대 타선을 압도해야 하는 클레멘스와 달리 아무런 부담 없이 등판할 수 있는 것도 앤더슨만이 가질 수 있는 유리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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