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0승 투수(3패)인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와 4승 투수(9패)인 애리조나의 브라이언 앤더슨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 31일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3차전. ‘땜질용 선발’ 앤더슨의 예상 밖의 호투도 빛났지만 올 겨울 사이영상 6회 수상에 도전하는 클레멘스의 벽은 높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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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가 있었다면 섭씨 3도까지 내려간 추위와 시속 15㎞의 강풍. 양키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5820명의 관중은 털모자에 두툼한 오버코트를 껴입어야 했다.
날씨 탓이었을까. 1회초 양키스의 출발은 불안했다. 애리조나 1번 크레이그 카운셀의 타구는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갔다. 그러나 클레멘스는 멋진 1루 견제구로 카운셀을 잡았고 볼넷을 얻은 2번 스티브 핀리는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
이후 클레멘스는 페이스를 되찾았고 2-1로 앞선 7회까지 트레이드 마크인 탈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3안타 3볼넷 1실점으로 호투,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바통을 넘겼다. 월드시리즈 통산 5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에 평균자책 1.59.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에서 5승 무패 23세이브에 평균자책 0.74를 기록중인 리베라는 기다렸다는 듯이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는 등 2이닝을 퍼펙트로 마무리해 벼랑 끝에 몰렸던 팀에 2패 후 첫승을 안겼다.
앤더슨의 호투에 말려 2회 호르헤 포사다의 홈런으로 1점을 뽑는 데 그쳤던 양키스는 6회 버니 윌리엄스의 내야안타와 포사다의 볼넷으로 앤더슨을 끌어내린 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98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인 스콧 브로셔스의 좌전안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포사다는 2회 선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이후 45년 만에 시구를 해 눈길.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를 지냈던 부시 대통령은 와이셔츠 차림에 글러브를 끼지 않은 맨손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3회까지 관전했다.
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열리는 4차전은 애리조나가 1차전 선발 커트 실링, 양키스가 포스트시즌 통산 9승2패에 빛나는 올랜도 에르난데스를 각각 선발로 낸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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