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홈런에 이틀연속 울었다

  • 입력 2001년 11월 2일 13시 38분


또다시 고개숙인 김병현
또다시 고개숙인 김병현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2)이 이틀연속 9회말 2사후 동점 2점 홈런을 얻어 맞고 월드시리즈 첫 세이브 달성에 실패했다.

2일(한국시간) 뉴욕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5차전.

김병현은 애리조나가 2-0으로 앞선 9회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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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타자 호레이 포사다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불안한 출발.하지만 6번 셰인 스펜서를 3루 땅볼, 7번 척 노블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듯 했다.

그러나 9회말 2사 후 ‘홈런 악령’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98년 월드시리즈 MVP인 8번타자 스캇 브로셔스에게 3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던지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허용하고 만 것. 브로셔스가 기다렸다는 듯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힘차게 배트를 돌린 것에서 알 수 있듯 김병현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완패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브로셔스는 타격직후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고 이틀연속 ‘뒷문단속’에 실패한 김병현은 ‘망연자실’ 마운드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설 줄 몰랐다. 김병현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눈물까지 비칠 정도로 이틀연속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것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이날 경기는 12회말 터진 알폰소 소리아노의 끝내기 안타로 양키스가 3-2로 역전승 했다. 양키스는 2연패 후 홈에서 내리 3경기를 잡아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월드시리즈 4연패와 함께 통산 27번째 정상등극에 성공한다.

애리조나의 뱅크원 볼 파크에서 4일 벌어질 6차전에 애리조나는 2차전 완봉승의 주인공 랜디 존슨을 양키스는 역시 2차전에서 존슨 못지않은 호투를 보여줬던 앤디 패티트를 선발등판시킨다.

양키스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12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척 노블락이 중전안타로 출루해 브로셔스의 희생번트때 2루를 밟고 알폰소 소리아노의 우전 적시타때 홈을 밟아 천금같은 결승점을 뽑았다.

9회말 2사후 좌월 투런 동점포를 날린 브로셔스가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회초 마리아노 리베라에 이어 양키스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스탈링 히치콕은 3타자만 상대하고 승리를 따내는 행운을 잡았다. 반면 마이크 모건에 이어 12회말 등판한 애리조나의 알비 로페즈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에이스’ 마이크 무시나와 애리조나의 ‘땜방 선발’ 미구엘 바티스타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 5차전은 양키스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정규이닝 막판까지 애리조나의 일방적인 리드로 전개됐다.

애리조나는 ‘원투펀치’ 못지 않은 호투로 8회 2사까지 양키스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은 바티스타의 호투를 발판삼아 5회 터진 스티브 핀리와 로드 바라하스의 솔로홈런 두방으로 2-0 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믿었던 마무리 김병현이 이틀연속 9회말 투아웃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하는데 실패하면서 3연패에 빠져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다음은 김병현 투구내용

▼9회

선두타자 5번 포사다, 초구 몸쪽 스트라이크, 2구 높은 볼, 3구 바깥쪽 친볼 좌익선상에 흐르는 2루타. 김병현 무사 2루 위기. 매트 윌리엄스 김병현에게 다가와 마음을 진정시키고 돌아갔다.

6번 스펜서, 초구 바깥쪽 높은 볼, 2구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볼, 3구 파울볼, 4구 몸쪽 낮은볼, 볼카운트 1-3. 5구 3루 땅볼 아웃. 원아웃에 주자는 2루.

7번 척 노블락, 1구 파울, 2구 다시 파울, 볼카운트 2-0, 김병현의 볼에 방망이가 밀리고 있다. 3구 바깥쪽 볼, 4구 파울, 포수 마스크에 직접 공이 맞았다. 볼카운트 2-1. 5구 몸쪽 빠른볼에 스트라이크 아웃.

김병현 월드시리즈 세이브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기고 있다. 제발! 어제와 같은 불행은 없기를...

8번 타자 브루셔스, 초구 낮은 볼, 2구 몸쪽 공에 동점 홈런, 김병현 마운드에 주저앉아 일어서질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순간. 양키스타디움은 환호의 도가니. 김병현 동점홈런을 허용하고 강판당했다.

<동아닷컴 스포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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