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스타가 즐비한 프로팀에 비해 실업축구 한국철도 선수단의 살림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실업 2관왕을 차지한 후에는 주전 8명이 수술을 받아 ‘베스트11’ 짜기도 힘들었다. 이 때문일까. 이번 대회에서 프로 2팀을 연파한 한국철도 선수들의 눈에는 ‘뜨거운 이슬’이 맺혔다.
4일 광양에서 열린 2001서울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 지난달 31일 2회전 첫 경기에서 프로팀 수원 삼성을 2-0으로 이겼던 한국철도가 이날도 역시 프로팀인 전남 드래곤즈를 맞아 연장접전까지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로써 한국철도는 99년에 이어 두 번째 FA컵 8강에 올랐고 실업팀으로서는 97년 주택은행에 이어 통산 3번째 8강에 올랐다. 특히 이번처럼 프로팀을 연파하고 8강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
이날 한국철도는 슈팅 수에서 오히려 전남을 압도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주전 대부분이 출전한 프로팀 전남과 시종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해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프로팀들이 승리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팀 전북 현대모터스는 이날 전현 대표 선수들이 포진한 상무를 맞아 전반 13분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오광훈이 기록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어렵게 8강에 합류, 한국철도와 8강전에서 맞붙게 됐다. 프로팀간의 맞대결로 주목받은 부천 경기에서는 원정팀 울산 현대가 연장 후반 11분 이길용의 골든골로 부천 SK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15일 열리는 8강전은 전북 현대모터스-한국철도, 안양 LG-대전 시티즌, 포항 스틸러스-부산 아이콘스, 울산 현대-성남 일화의 맞대결로 치러진다.<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16강전 전적
전북 현대모터스 1-0상무
한국철도 0-0전남 드래곤즈
<승부차기 5-4>
안양 LG 3-0울산대
포항 스틸러스 3-0한남대
부산 아이콘스 4-2서울시청
울산 현대 2-1부천 SK
대전 시티즌 2-1강릉시청
성남 일화 3-1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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