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KBL)이 올시즌 처음으로 체육관 전광판에 표시되는 팀명을 모기업의 이름 대신 연고도시로 바꿨기 때문. 예를 들어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는 전주-울산으로 표기한다는 것.
하지만 인천을 연고로 하면서 임시로 부천체육관을 쓰고 있는 SK 빅스는 이도 저도 못할 상황에 빠졌다. 부천시 측에 이런 사정을 호소했으나 “인천 을 쓰려면 아예 방을 빼라” 는 대답을 얻었을 뿐이었다. 부천에서 경기를 하는데 팀명을 인천이라고 쓸 수는 없는 노릇. 결국 SK 빅스는 KBL의 양해를 구해 부천 홈경기에서 인천 대신 ‘빅스’ 를 사용하기로 했다. 3일 벌어진 동양과의 홈개막전 때는 전광판에 ‘빅스 VS 대구’ 라는 희한한 대진이 아로새겨졌다. 원정경기에서는 다시 인천이라는 팀명이 붙게 된다.
그럼 똑같이 서울을 연고로 삼은 SK 나이츠와 삼성 썬더스가 처음으로 맞붙는 10일 잠실 경기에는 어떻게 될까. 공동 연고인 관계로 ‘서울 과 서울’ 이 싸운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예전처럼 기업명인 SK와 삼성으로 표시된다는게 KBL의 설명.
지역 연고제 정착을 유도하고 안방 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번 제도 개선이 오히려 농구팬을 헛갈리게 하고 있는 셈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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