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구동호인은 어림잡아 1200만명. 전국의 당구장 수만 해도 1만4000여개에 달한다. 이것도 90년대 중반 3만여개에 달하던 것이 IMF의 영향으로 절반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전국 1만4000여개의 당구장 중 시간당 게임비를 계산하지 않고 멤버십회원만 받는 곳이 있다. 이곳에선 경기매너를 지키지 않거나 흡연을 하면 당장 쫓겨난다.서울 서초동에 자리잡고 있는 ‘당구아카데미’(www.kbac.co.kr).
91년 서울 장안동에서 당구대 2개로 시작한 ‘당구아카데미’를 10년째 원칙을 고수하며 끌고오고 있는 손형복원장(47)은 자신을 ‘독립군’이라고 말한다.
“10년전 9년6개월동안 잘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시간 떼우기용으로 여겨지던 당구를 스포츠로 끌어올리겠다고 하니 모두 웃기만 하더군요.” 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현재 당구아카데미는 500여평에 당구대 55대(포켓볼 16대, 스누커 2대, 국제경기용 2대 포함)에 자세교정용 스트로크장과 3개의 강의실를 갖췄다. 그동안 당구아카데미를 거쳐간 회원만도 2만여명. 이중 국내 최초로 생긴 여성클럽 등을 통해 배출된 여성 당구동호인은 7000명이나 된다. 전문선수도 60여명.
손원장의 당구실력은 어느정도일까? 입시학원들이 광화문에 몰려있던 70년대, 일명 ‘광화문통 아이’로 재수생활을 하며 당구를 처음 접해 4구당구 300을 친 그는 지금도 크게 실력이 늘지 않았단다.
“선수가 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스포츠당구 보급에 힘을 쓰다보니 그렇게됐다”는게 손원장의 말. 그의 변명은 타당해보인다. 그동안 ‘손형복의 아카데미 4구당구’ 등 이론서만 4권을 써냈다. 대학졸업 20년이 훌쩍 넘은 지난 99년 용인대 체육과학대학원에 등록해 ‘스포츠당구활성화’라는 주제로 석사논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꿈은 당차게도 당구대학을 세우는 것. 올초부터 용인대와 영천 성덕대, 평택 경문대 등에서 당구전공을 모집하고 있어 여건이 좋아지고 있단다. 문의 02-598-3877.
<전창기자>je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