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실내체육관은 지난해까지 한국농구연맹(KBL)의 직할지로 무주공산이었던 곳. 하지만 각각 청주와 수원을 홈으로 갖고 있던 SK 나이츠와 삼성 썬더스가 올시즌부터 서울 입성 댓가로 50억원씩을 지불하고 서울의 주인이 됐다.
주인이 생기고 난뒤 잠실체육관에서 가장 달라진 곳이 바로 선수들의 휴식공간인 라커룸. SK나이츠는 값싼 플라스틱 재질의 의자밖에 없던 홈 라커룸에 1000여만원을 들여 소파와 개인사물함을 들여놓고 바닥에도 냉기와 충격을 흡수해주는 고급소재를 깔았다. 이런 사정은 삼성도 마찬가지.
하지만 두 팀 모두 자신들의 집은 치장을 하면서 손님을 맞는 공간인 원정팀 라커룸은 그대로 뒀다는 것이 문제. 이 때문에 서울에서 경기를 갖는 원정팀은 하프타임때 간단한 치료나 스트래칭을 위해 냉기가 흐르는 콘크리트 바닥을 그대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 SBS 스타즈의 홈구장인 안양실내체육관이 지난해 개장하면서 원정팀 라커룸에도 샤워실은 물론 바닥에 카페트를 깐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모 구단 관계자는 삼성이나 SK가 지난해까지 잠실체육관에서 함께 설움을 겪어 최소한 바닥이나 의자만큼이라도 교체해 줄 줄 알았는데 내노라하는 부자구단들이 인심이 더 박하다 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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