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행동의 정황은 이랬다. 1쿼터 초반 상승세를 타고 경기를 이끌어가던 SK나이츠는 1쿼터 막판에 20:18로 LG에게 역전 당하고 난 뒤, 계속 하락세를 타며 벌어지는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기분이 상한 서장훈은 작전타임에도 코칭스텝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등 무성의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코트 위에서도 LG의 속공에 맞추어 수비를 진행하고자 하기보다는 본연의 자세를 고수하며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3쿼터를 6분 30초 정도 남겨놓고 벤치로 불러들여진 서장훈은 자신을 벤치로 불러들인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고, 이후 작전타임에는 작전지시가 이루어지는 곳에서 따로 떨어져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3쿼터 SK나이츠의 2번째 작전타임이 끝나고 최인선 감독이 서장훈을 기용하기 위해 불렀을 때, 서장훈은 들고 있던 수건을 집어던지며 일어났다. 그러자, 최인선 감독은 서장훈을 교체하지 않고 다시 벤치에 앉도록 했다. 서장훈은 4쿼터에는 점퍼를 입은 채 벤치에 앉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트에 나오지 않았다.
이것이 서장훈 돌출행동 사건의 전말이다. 사실, 서장훈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코칭스텝 들에게 불만이 많았다. 재키 존스의 퇴출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서장훈은 `99-2000 시즌부터 손발을 맞춰 온 재키 존스와 이번 시즌도 함께 뛰기를 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6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재키 존스를 SK나이츠에서 다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쪽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서장훈의 뜻대로 되어지지 않은 것이다.
재키 존스의 퇴출 이후, 트라이 아웃에서 새로 선발해 온 그렉 스프링 필드까지 부상으로 교체하고 부랴부랴 시즌에 맞추어 데려온 테렌스 무어도 기량 미달에 무릎 부상까지 입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서장훈으로서는 불만이 계속 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KCC의 선수가 된 재키 존스를 다시 데려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테렌스 무어 대신 다른 선수를 찾는다고 해도 서장훈의 입맛에 딱 맞는 선수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서장훈이 아닐까? 아무리 불만이 많더라고 하더라도, 그는 프로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로 추앙 받고 있는 대표 선수란 말이다.
왜 쓸데없는 감정 표현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코트 위에서 만큼은 프로다운 모습으로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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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정/osjtweet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