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월드컵]드림팀 '원투펀치'…좌완 마일영-우완 조규수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37분


‘좌 일영, 우 규수.’

제34회 대만야구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대표팀 마운드에 20세의 프로 2년차 동갑내기 마일영(현대)과 조규수(한화)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둘이 이번 대회에서 합작한 승리만 한국의 5승 중 3승. 마일영은 도미니카전에서 완봉승을 거뒀고 조규수는 이탈리아와 니카라과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2승을 따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둘이 예선리그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는 점.

마일영은 2경기에서 10과 3분의 1이닝 동안 7안타 무실점, 조규수는 11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평균자책 0을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더구나 이들이 등판했던 경기들이 한결같이 8강 결승토너먼트 진출의 고비였다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11일 마일영이 예선리그 4연승을 행진 중이던 도미니카를 완봉패 시키며 팀의 사기를 올리자 13일 조규수는 선발 6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니카라과를 ‘셧아웃’시키며 한국팀에 8강행 티켓을 선물했다.

한국의 8강 진출이 확정된 뒤 김정택 감독은 “둘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던져 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란히 지난해 프로에 입문한 둘은 절친한 친구사이. 마일영은 대전고, 조규수는 천안북일고 출신으로 공교롭게도 둘 다 한화 연고지만 마일영이 2차 지명되는 바람에 프로에서 팀이 엇갈렸다.

지난해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된 조규수가 프로에서 먼저 빛을 봤지만 마일영은 올해 현대의 선발투수로 고정되며 두 자리 승수를 따내 기둥투수로 자리잡았다. 둘은 왼손과 오른손의 차이만 있을 뿐 140㎞대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오슝(대만)〓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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