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女농구 차세대 센터 만들기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37분


20일 오전 태릉선수촌 인근 국민체력센터 앞. 출근 길 버스에 탄 승객들의 시선이 키가 장대같이 큰 여학생 20여명에게 쏠려 있었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잘거리는 이들은 여중고 농구선수들. 중고농구연맹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여중고 농구선수에게 국가대표급 정밀 체력검사를 받게 하기 위해 소집했다. 대상은 키 1m80 이상의 장신선수들.

84년 LA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박찬숙과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4강을 이끈 정은순, 정선민의 뒤를 이을 차세대 농구대들보를 일찌감치 키워보자는 의도다.

이날 서울 동일여중 2학년 이선화(1m80), 삼천포여고 2학년 곽주영(1m85) 등 전국에서 모인 23명의 ‘꺽다리’들은 전신반응 측정 등 난생처음 정밀 체력검사를 받았다.

이들은 검사 후 자신의 체력에 맞게 처방된 3개월치 운동프로그램을 받았다. 3개월 훈련 뒤 효과를 다시 측정할 예정.

중고농구연맹은 1인당 14만5000원의 검사비를 부담한 것은 물론 선수들에게 일당 2만원에다 지방학생들에겐 차비까지 손에 쥐어줬다.

삼천포여고 박정숙 코치는 “그동안 볼 다루는 기술만 가르쳤지 전문지식이 필요한 체력훈련은 엄두도 못 냈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이런 행사가 이뤄졌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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