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1서울은행 FA컵 결승에서 맞붙는 이태호 대전 시티즌 감독(41)과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40).
이들은 한국축구대표팀의 골잡이로 10년간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86멕시코, 90이탈리아 월드컵에도 나란히 출전했다. 또 지난해 말 거의 같은 시기에 프로 사령탑에 올랐다.
올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두 감독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나란히 잘나갔다. 그러나 포항이 5위로, 대전은 꼴찌로 정규리그를 마감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 때문에 이 감독으로선 이번 맞대결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특히 ‘만년 하위팀’ 대전을 창단 처음으로 주요대회 결승에 올려놓은 터라 우승에 대한 갈증이 더욱 크다. 문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포항에 뒤진다는 점. 또 김은중과 이관우 장철우 등 주전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곤혹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장기전에선 우리가 선수층이 엷기 때문에 불리하지만 단기전에선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또 부상 중인 김은중과 이관우도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하는 등 선수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
한편 용병문제로 브라질에 갔다가 24일 귀국해 다음날 벤치에 앉을 최 감독은 이 감독과의 ‘자존심 싸움’도 있지만 그동안 유동관 코치가 팀을 번듯하게 FA컵 결승까지 올려놓아 ‘감독없이 잘 나가던 팀을 감독이 와서 망쳤다’는 소리를 들을 순 없다며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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