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골잡이 ‘샤프’ 김은중(22). 그는 20일 아버지에 의해 그의 왼쪽 눈이 실명 상태라는 게 공표된 뒤 “오히려 마음이 가뿐하다”고 밝힌 바 있다.
동북중 시절 경기 때 볼에 맞아 병원에서 수술을 한 왼쪽 눈이 점점 나빠지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안 보이게 됐고 시력 1.5의 오른쪽 눈에만 의존해 플레이를 해왔던 것.
그래서였을까. 동북고를 중퇴하고 프로팀 대전에 입단하면서 날카로운 플레이로 각광을 받았던 그는 청소년대표 이후 국가대표팀에 들락거리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아예 선발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태.
우연하게도 이태호 대전 감독도 경기 중 오른쪽 눈을 다쳐 ‘외눈 골잡이’라는 별명으로 활약했던 왕년의 축구스타. 김은중은 이 감독의 격려 속에 “다시 한번 해보자”고 이를 악물었고 마침내 FA컵축구대회에서 그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해 팀 창단 5시즌만에 첫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4골)을 휩쓰는 ‘인간승리’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