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FA컵]김은중 결승골…대전 창단 첫 우승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그동안 숨겨놓았던 사실이 모두 밝혀지고 나니 홀가분합니다.”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골잡이 ‘샤프’ 김은중(22·사진). 그는 20일 아버지에 의해 그의 왼쪽 눈이 실명 상태라는 게 공표된 뒤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고 밝힌 바 있다.

동북중 시절 경기 때 볼에 맞아 병원에서 수술을 한 왼쪽 눈이 점점 나빠지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안보이게 됐고 오른쪽 눈에만 의존해 플레이를 해왔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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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였을까. 동북고를 중퇴하고 프로팀 대전에 입단하면서 날카로운 플레이로 각광을 받았던 그는 청소년대표 이후 국가대표팀에 들락거리다 최근에는 아예 대표팀 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연하게도 이태호 대전 감독도 경기 중 오른쪽 눈을 다쳐 ‘외눈 골잡이’라는 별명으로 활약했던 왕년의 축구스타. 김은중은 이 감독의 격려 속에 “다시 한번 해보자”고 이를 악물었고 마침내 FA컵 축구대회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해 팀 창단 4년만의 첫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4골)을 휩쓰는 ‘인간승리’를 연출했다.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 서울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 대전-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이번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강자 26개팀이 총출동해 지난달 30일부터 펼친 왕중왕전의 마지막 승부를 가리는 무대.

대전은 후반 8분 김은중이 공오균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1-0의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이로써 대전은 97년 창단 이후 5시즌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며 우승상금 1억원도 아울러 따냈다. 이날 결승골로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MVP에 오른 김은중은 3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대전은 이날 GK 최은성이 포항 박태하와 부딪치며 실려나가는 등 위기를 맞았으나 후반 8분 만에 김은중이 공오균의 패스를 받아 정말 ‘샤프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권순일·주성원기자>stt77@donga.com

▽결승

대전 1-0 포항 △득점〓김은중(후8분,도움〓공오균·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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