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포청천이 그만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혼란한 정치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안한 정서가 한 몫을 했고 포청천이 이전의 무협물과는 구성과 내용면에서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포청천(包靑天)은 중국 북송 때 실존했던 인물로 쌀 포, 푸를 청, 하늘 천으로 포는 성이고 청천은 푸른 하늘을 뜻하면서 동시에 청백리(淸白吏)의 의미를 담고 있다.
관리로 재직하면서 항상 청렴결백 했고 특히 임금에게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 강직한 성품으로 정의를 실천하는데 앞장 섰던 인물. 그의 이러한 인품은 후세에까지 전해져 중국소설이나 희곡은 물론이고 영화 등에서도 포청천을 등장시키는 일이 허다하다.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질려있던 서민들은 포청천을 통해서 자신들의 바라는 인물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고 파렴치한 죄인을 처벌하는 포청천의 모습에서 통쾌함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그런데 2001년에는 다른 문제로 인해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
바로 동계스포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농구에서 심판들의 빈번한 오심이 그 원인이다.
지난 22일 잠실에서 벌어진 삼성과 LG의 프로농구 경기, 4쿼터에서 삼성의 이정래가 상대의 파울로 자유투 3개를 얻어냈다.
이정래는 자유투 2개만을 던졌고 경기는 아무 이상 없이 속개되는 듯 했다. 하지만 LG의 공격이 끝나자마자 삼성 벤치에서는 격렬히 항의를 시작.
결국 이정래는 맡겨 놓았던 자유투 1개를 나중에서야 던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25일 삼성과 SK빅스와의 경기에서도 어이없는 판정은 계속되었다.
4쿼터 중반 빅스의 최명도가 드리블을 하는 순간 파울이 일어났다. 전광판의 비디오에서는 주희정이 파울이 분명했지만 심판은 엉뚱하게 이규섭의 파울을 지적했고 삼성 벤치의 항의 속에서도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다.
오심 덕분(?)에 이규섭은 몇 분 뒤에 5반칙 퇴장으로 벤치를 지켜야만 했다.
물론 100%완벽한 판정은 있을 수가 없다. 심판도 신이 아닌 사람이 아닌가?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인정한 오심을 저질러 놓고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코칭 스태프와 선수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하는 모습은 코트의 판관이 되어야 할 심판의 자세가 아니었다.
정치인들 덕에 정치에 무관심해졌고 이제는 농구 심판들 덕에 농구에 무관심해질 차례인가?
다시 한 번 포청천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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