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가을운동회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줄다리기다.
이 줄다리기가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줄다리기는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부터 육상의 한 종목으로 정식채택된 이후 1920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제7회 올림픽까지 5차례 올림픽(제6회 베를린대회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무산) 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으로 각광받았었다. 그러던 것이 이후 IOC의 올림픽참가자 축소방안에 의해 제외됐다.
그렇다고 줄다리기의 명맥이 아주 끊긴 것은 아니다. 1960년 국제줄다리기연맹(TWIF)이 창립됐고 비올림픽종목 국제대회인 ‘월드게임’의 가장 인기있는 종목 중 하나다. 5000여클럽이 활동하는 일본을 중심으로 올림픽 정식종목 부활을 위해 IOC에 청원을 해놓고 있는 상태.
스포츠 줄다리기는 학교나 마을 운동회에서 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팀 선수는 8명. 양팀 선수는 폭 90㎝ 길이 33m의 레인에 서서 마닐라마로 만든 둘레 10㎝의 줄을 잡아당긴다. 3판2승제로 한쪽이 4m를 끌고 가면 승리.
체급도 있다. 선수 8명의 체중을 달아 400㎏이하의 플라이급부터 40㎏씩 올려 720㎏이상의 캐치급까지 총 10개 체급이 있다. 이중 국제대회는 남자 560㎏, 640㎏, 720㎏ 등 3 체급. 여자는 520㎏, 560㎏ 등 2체급이 보통 치러진다.
99년 전국연합회를 결성, 뒤늦게 스포츠 줄다리기에 관심을 갖게된 한국은 2000년 국제줄다리기연맹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4일 서울 창덕여고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국민생활체육협의회장배 전국줄다리기대회’에는 60개팀 700여명의 선수가 참여, 추운 날씨 속에서도 열띤 경쟁을 벌였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줄다리기의 원조가 한반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줄다리기는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서 풍작을 기원하는 제전의식으로 열렸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문헌에 줄다리기가 나타난 것은 6세기경으로 벼농사가 남방에서 먼저 시작된 것을 들어 줄다리기가 한반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일 줄다리기가 올림픽종목으로 부활하면 한국은 태권도와 더불어 2개 종목의 종주국이 된다는 얘기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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