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은 대표 선수 중 유일한 제주 토박이. 제주 서초등학교와 중앙중, 오현고를 졸업할 때까지 제주에서 축구와 함께 성장했다. ‘뭍’으로 들어간 것은 숭실대에 진학하면서부터. 이제 가슴에 태극마크까지 달고 월드컵대표팀의 경기를 치르러 돌아왔으니 최진철로서는 ‘금의환향’한 셈이다.
그래서일까. 4일 오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동안에도 최진철의 팔에는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전날 오후 내내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도 다른 선수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대표팀 숙소인 서귀포 파라다이스호텔과 연습장 주변에는 최진철을 격려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함께 축구를 한 친구와 선후배들은 대표팀이 도착하는 날 숙소까지 찾아와 최진철을 격려했다. 누구보다도 그를 반갑게 맞아준 이는 바로 가족. 최진철의 부모와 형제들은 여전히 제주시에서 살고 있다. 특히 동생 진오씨는 중앙초등학교에서 어린 축구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형 진석씨도 축구 선수 출신이어서 최진철의 가족들은 제주에서도 유명한 ‘축구 가정’이다.
물론 최진철의 목표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미국과의 평가전이 아니다. 내년 월드컵에서 당당히 대표팀의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것. 평가전은 그 과정일 뿐이다. 어찌보면 고독한 경쟁. 하지만 고향에서만큼은 외로울 틈이 없다. 그의 귀에는 고향 사람들의 환성과 응원이 벌써부터 와 닿고 있다.
<서귀포〓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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