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씨(33·서울 대치동)가 바로 그렇다.
피트니스를 ‘필사적’으로 한다는 피트니스센터 매니저의 귀띔을 받고 처음 본 순간 솔직히 ‘글쎄’라는 생각이 들었다.
1m62에 49㎏. ‘아담사이즈’라는 말이 딱들어맞는 체구에 운동에 미쳤다니 감이 잘 안왔다. 살빼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육체미는 더더욱 아니겠고…
그러나 이같은 선입견이 깨지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이풀리, 트레드밀 등 각종 운동기구를 옮겨다니며 구슬땀을 흘리는 것을 지켜보니 알밤같이 귀엽던 얼굴에서 독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하루에 얼마나 운동하냐고 물어보니 “조금씩 다른데 세시간 정도요”라고 대답해 화들짝 놀랐다.
사이클 30분 타기도 벅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터라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혼자선 지루해서 못해요, 요즘 헬스클럽은 재즈댄스, 유연성운동, 요가같은 다양한 강의가 있거든요. 이것만 따라해도 세시간은 훌쩍 지나가요.”
무슨일을 하기에 하루 세시간씩이나 운동할 시간이 있나? 김씨는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있는 이태리 보석브랜드 다미아니의 점장. 퇴근만 하면 쪼르르 피트니스센터로 달려와 문닫는 자정까지 땀을 흘린다.
김씨가 피트니스의 맛을 처음 본 것은 일본유학중인 지난 97년. 고교졸업하고 6년간 증권회사를 다닌 뒤 학업욕심에 일본 도쿄에 있는 닥쇼그대에 진학했단다. 타국생활에 외롭기도 해 그냥 멋져보이는 피트니스센터 문을 두드린 것이 인연이 됐다. 이미 그때부터 일본 피트니스센터에서 다양한 강좌가 유행했던 탓에 지금껏 운동과 연인이 된 것.
‘집에서 결혼하라고 난리일텐데 운동만하고 사람은 안만나요?’라고 질문하자 역시 운동광다운 대답이 나왔다.“퇴근하고 같이 운동할 수 있는 사람이면 O.K.에요, 열심히 운동한 뒤 개운하게 샤워하고 팔짱끼고 집에 가면 멋있을 것 같지않아요?”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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