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야구공이지만 투수가 던진 공이나 타자가 때린 공에 맞는다는 것은 상상 이상의 고통을 가져다준다.
한국프로야구의 대표선수로 일본에 진출했던 이종범 역시 이 작은 야구공에 팔꿈치를 맞아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귀국한 일도 있었다.
그렇다.
매일같이 야구공을 만지는 프로선수들도 이 작은 공이 가져다 주는 공포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상대 타자와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다보니 타자가 친 볼을 직접 몸에 맞아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일.
그래도 투수들이 공을 제일 무서워하는 순간은 불펜에서 몸을 푸는 시간.
야구장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경기 중간에 투입되는 투수들은 1,3루 파울라인 뒤편에서 몸을 푼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투수는 경기중인 타자에게 등을 돌린 체 외야를 바라보며 캐치볼을 한다.
1,3루쪽은 직선타구가 많이 날라오는 곳이어서 순간적으로 방심했다가는 경기에 투입되기 전에 부상으로 실려나갈 우려도 많았던 것이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
미봉책으로 불펜에서 투수가 연습하고 있을 경우 코치들이 항상 주위에 있다.
컨디션을 파악하는 것이 주요임무지만 날라드는 타구로부터 투수를 보호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
하지만 2002년 시즌부터는 이런 걱정이 사라진다.
최소한 SK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문학경기장에서는 말이다.
완공을 코앞에 두고 있는 문학구장은 555억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된 구장으로 잠실구장과 맞먹는 규모로 3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개념의 구장.
안전한 외야펜스와 최첨단 전광판 그리고 국내 최초의 스카이박스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신선한 것은 외야에 자리잡은 불펜이다.
외야 양 끝에 위치한 불펜은 메이저리그처럼 CC카메라가 설치되 감독이 직접 투수의 컨디션을 파악할 수 있고 덕아웃과 연결된 인터폰도 있어 신속한 투수교체도 가능하다.
그래도 불펜의 최대 장점은 투수들이 야구공에 대한 공포에서 해방됐다는 점.
행여 홈런타구가 담장을 넘어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를 가격한다면 모를까 최소한 타구에 맞을 염려는 없어졌다.
SK 투수들은 이제부터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게 생겼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