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막, 3개월간의 대장정에 나선 여자프로농구. 예리한 팬은 이미 간파했겠지만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이 또 변했다.
다름 아닌 유니폼. 여자프로농구는 원년인 98여름리그부터 몸에 착 달라붙는 ‘쫄쫄이’형 원피스 유니폼을 입어왔다. 그러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수영복 같은 유니폼이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1년 전인 지난해 겨울리그부터 남자와 똑같이 소매 없는 셔츠와 팬츠, 상하의를 입는 것으로 환원됐다.
자, 이제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1년 만에 뭐가 또 변했을까.
남자는 셔츠 끝을 팬츠 안에 넣는 반면 이번 겨울리그에 나선 여자농구 선수들은 셔츠를 바깥으로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유니폼을 가장 먼저 선보인 팀은 신세계 쿨캣. 원피스형 유니폼 디자인비로 1억원이나 지불한 신세계는 유니폼 규정이 바뀌자 웃옷을 집어넣지 않는 방법으로 디자인의 핵심인 ‘고양이눈’ 심벌을 살리는 묘안을 찾아냈다.
연맹에선 국제규정대로 ‘셔츠 끝을 팬츠 안에 넣어야 한다’고 만류했으나 신세계는 “국제대회 나가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고 반박했다. 사태를 지켜보던 다른 팀들도 이번 겨울리그부터 상의를 내놓기 시작해 6개 팀 중 현대와 삼성생명을 제외한 4개 팀이 유니폼을 바꿔 대세를 이루고 있다.
상의를 내놓으면 뭐가 좋을까? 일단 약간 짧아져 나풀거리는 셔츠가 더 예쁘다는 지적.
선수들도 대환영이다. 예전엔 경기 중 상의가 삐져나오면 관중 앞에서 얼굴에 빨개지며 팬츠 고무줄을 잡고 손으로 밀어 넣었다. 더 이상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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