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했던 이승엽이 구단과의 협상에서 한 발 물러나 2년 뒤로 진출을 연기한 대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참가를 원했던 것.
당초 이승엽이 스프링 캠프 참가를 원했을 때 김응룡 감독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유는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김감독의 생각.
하지만 이승엽의 스프링캠프 참가가 확정된 후 김감독의 태도는 돌변했다.
훈련만 열심히 한다면 어디에 있어도 좋다는 말과 함께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어 실전 기량을 쌓는다면 국내 시범경기에 뛰지 않아도 괜찮다며 이승엽을 적극 지지하고 나선 것.
구단과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승엽으로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것은 사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이승엽의 기량이 통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 없이는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주기란 매우 어려운 일.
이승엽이 1월 중순에는 삼성의 동계 훈련에 참가하고 곧바로 2월 말에 시카고 컵스의 캠프에 합류해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다는 계획.
메이저리그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2월에 체력훈련만 하는 선수는 없을 뿐더러 선수들 대부분이 캠프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타격과 피칭훈련을 하기 때문에 이승엽의 계획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카고의 유망주 최희섭의 경우 11월부터 꾸준한 체력 훈련을 통해 기본 체력을 다진 뒤 이미 1월 경에는 기본기와 기술 연마를 시작한다는 것.
코리안시리즈가 끝나고 각종 시상식과 결혼 준비로 훈련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승엽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망신을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승엽이 한국 최고의 홈런 타자임에는 틀림없지만 지구촌에서 최고의 선수들만 모아 놓은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적응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이승엽이 준비 소홀로 인해 힘 한 번 못써보고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한국에 돌아온다면 그것은 이승엽 개인 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에 먹칠을 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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