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받게 될 평균연봉 1420만달러(약 182억원)는 투수로서는 로저 클레멘스(1545만달러·뉴욕 양키스), 마이크 햄튼(1512만달러·콜로라도 로키스), 케빈 브라운(1500만달러·LA다저스), 마이크 무시나(1475만달러·뉴욕 양키스)에 이은 5위. 전체 선수 중에서도 13위에 해당한다.
▼관련기사▼ |
- 공1개 던질때마다 416만원 버는 셈 - 박찬호 텍사스 간다…5년 7100만달러 계약 - "No, NOMO"…다저스 노모 선택에 팬들 비난 - 공1개 던질때마다 416만원 버는셈 - 텍사스 레인저스는 어떤팀 |
97년부터 5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따내는 등 80승 54패에 평균자책 3.80의 뛰어난 성적을 올린 박찬호의 ‘아메리칸 드림’의 완결판인 셈이다.
그렇다면 햇병아리 시절인 94년부터 8년간 정들었던 LA다저스를 떠나 텍사스행 열차에 몸을 실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다저스의 미온적인 태도를 꼽을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는 한국 교민이 결집해 있는 지역으로 그동안 다저스는 관중 동원에서 ‘박찬호 특수’를 톡톡히 누려왔다. 그러나 다저스는 에이스인 케빈 브라운과 7년간 1억500만달러, 3선발인 대런 드라이포트와는 5년간 550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하는 등 연봉 총액에서 구단이 정한 상한선을 이미 초과한 상태. 더 이상 초고액 연봉을 지급할 여력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박찬호로선 시즌 중 언론에 흘렸던 평균연봉 2000만달러에서 최근 7년간 1억500만달러, 또 이날 텍사스와 합의한 5년간 7100만달러까지 몸값 기대치를 낮췄지만 4년 이하의 단기계약을 바라는 다저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이미 자존심이 상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런 박찬호도 9·11 테러 여파에 따른 올해 계약시장의 이상 한파에 더 이상 맞서기는 힘들었다. 뉴욕의 두 구단과 보스턴 레드삭스, 시애틀 매리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그동안 거론됐던 구단이 모두 두 손을 들었고 남은 팀은 텍사스뿐이었다. 이에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20일 다저스의 연봉 조정신청을 공식 거부하기 직전 텍사스측과 장시간의 전화회담을 통해 전격적으로 박찬호의 입단을 확정지었다.
박찬호가 텍사스를 택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텍사스는 박찬호가 그토록 바랐던 ‘타고투저’의 팀. 해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퀄리티피칭을 하고도 20승 달성에는 번번이 실패, 다저스의 ‘물방망이’를 한탄했던 박찬호로선 최고의 타격을 자랑하는 텍사스의 활화산 타선에 매력을 느꼈음이 틀림없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