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용병 맥클래리와 호프, 챔피언 결정전 MVP 주희정, 신인왕 이규섭,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 등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갖춘 삼성.
시즌 전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26일 현재 삼성은 14승 10패로 공동 3위. 공동 3위가 그리 나쁜 성적이 아니라 할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 삼성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삼성이 올 시즌 거둔 14승 중에 대부분의 경기가 10점차 이내의 승부였고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가 프로농구 10개팀 중 가장 많았다.
지난 시즌에는 삼성을 만나는 팀들은 1패를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올 시즌에는 상위권 팀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가 바로 삼성이라는 것.
이번 시즌에는 용병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팀들 간의 전력이 많이 줄어든 것도 삼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되었지만 그보다 삼성 내부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올라선 주희정이 어시스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조직력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 최우수 용병에 뽑혔던 맥클래리가 자기 중심적인 플레이에 빠지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
그러자 속공을 주무기로 빠른 농구를 선보였던 삼성의 강점은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공격 속도가 느려지면서 1대1을 통한 맥클래리의 아이솔레이션도 성공 확률이 매우 떨어졌다.
게다가 팀의 마당쇠 역할을 해내던 이규섭 마저 대학 때부터 고질적으로 앓던 허리 부상 때문에 많은 시간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문경은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새롭게 둥지를 튼 우지원도 초반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최근 팀의 궂은 일을 도맡으며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국내 선수와 용병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전체적으로 평준화 된 가운데 삼성이 지난 시즌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물샐 틈 없는 조직력.
2001~2002 프로농구 시즌이 중반으로 흘러가고 있는 이 때에 과연 삼성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 지가 프로농구를 감상하는 또 다른 흥미거리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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