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최고 모범생으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는 27일 AP통신이 선정하는 ‘올해의 남자선수’에 뽑힌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본즈는 스포츠기자단 투표에서 1위표 33표 등 총 136점을 획득, 암을 극복하고 올해 ‘투르 드 프랑스’ 3연패를 이룬 불굴의 사이클선수 랜스 암스트롱(127점)을 따돌리고 영예를 안았다. AP통신이 뽑는 ‘올해의 남자선수’ 수상은 야구선수론 24번째.
본즈는 올 시즌 73홈런과 볼넷 177개, 장타력 0.863으로 3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우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특히 볼넷 신기록에서 보듯 백인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3시즌 만에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세운 종전 홈런 신기록(70)을 보란 듯이 경신했다.
개인 통산 홈런도 567개에 달해 통산 홈런 랭킹에서 하먼 킬브루에게 6개 뒤진 6위를 달렸다.
볼넷과 장타율에서도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각각 1920년과 1923년에 수립한 한 시즌 최다 기록(170개·0.847)을 80년여 만에 갈아치웠다.
또 올 시즌 출루율 0.515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는 57년 이후, 내셔널리그에서는 1900년 존 맥그로오(0.547) 이후 최고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꿨다.
본즈는 한국 팬에게도 친숙하다. 맥과이어의 기록을 깨뜨린 71호와 72호 홈런을 한국의 박찬호로부터 뽑아냈기 때문.
이날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본즈는 “친한 친구이자 보디가드였던 프랭클린 브래들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쳐낸 68호 홈런이 개인적으론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당시 본즈는 홈런을 친 뒤 벤치로 돌아가 울음을 터뜨렸다.
3위에는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사상 처음으로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공동으로 올랐다.
우즈는 97년과 99년, 2000년 통산 3차례 올해의 남자 선수에 오르며 농구황재 마이클 조던과 타이를 이뤘으나 4번째 등극에는 실패했다.
이 밖에 올 시즌 커트 실링과 환상의 ‘원투펀치’를 이루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왼손투수 랜디 존슨과 미국프로농구(NBA) ‘득점 기계’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이 각각 5, 6위를 차지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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