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후쿠오카마라톤 때 이봉주와 후지타 아쓰시의 대결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오인환 삼성전자 남자마라톤팀 감독은 2일 “후지타는 유연성과 탄력뿐만 아니라 자세마저 좋은 아주 훌륭한 마라톤 선수”라고 말했다.
당시 후지타는 2시간06분51초의 아시아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고 이봉주는 2시간09분04초로 2위를 했다.
오 감독은 “후지타가 체격(1m66, 52㎏)은 비교적 왜소하지만 신체에 맞는 주법을 구사해 전혀 힘들지 않게 레이스를 펼친다”고 평가했다.
후쿠오카에서 풀코스 도전 세 번 만에 아시아 최고기록을 세우며 혜성같이 세계무대에 등장한 후지타는 전 아시아기록 보유자 이노부시 다카유키 등 간판들이 하락세에 있던 일본 남자마라톤에 희망을 던져준 주인공이다.
고교 시절 20년간 요지부동이던 20㎞ 단축마라톤 기록을 경신하며 주목받았고, 99비와코 마라톤에서 2시간10분07초의 기록으로 2위, 그 해 8월 세비야세계선수권에서 6위(2시간15분45초)에 올랐다.
지난해 에드먼턴 세계선수권에서는 부상으로 12위(2시간18분23초)에 그쳤다.
후지타는 평소 “이봉주 선수를 본받으려 노력했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이봉주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라톤 전문가들은 후지타가 26세의 한창 나이인데다 풀코스 도전을 1년에 한두번으로 제한하는 등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있어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