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등병 현주엽 “첫 승 신고합니다”

  • 입력 2002년 1월 4일 16시 02분


‘나는 하마’ 협주엽이 한양대 수비수를 제치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신원건 기자]
‘나는 하마’ 협주엽이 한양대 수비수를 제치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신원건 기자]
한국의 성인 남자라면 흔히 군대에 갔을 때 몸이 최고로 좋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럼 농구 코트의 ‘나는 하마’ 현주엽(27)은 어떨까. 프로농구 골드뱅크(코리아텐더의 전신)에서 뛰다 지난해 6월 상무에 입대한 현주엽이 4일 장충체육관에서 개막된 2002세원텔레콤배 농구대잔치에서 한양대와 개막전을 치렀다.

오랜만에 코트에 나선 현주엽은 주위로부터 얼굴이 반쪽이 됐다는 농담을 자주 들었다. 124㎏이나 나가던 체중이 몇 달 사이에 20㎏ 가까이 빠져 100㎏을 조금 웃돌게 된 것.

프로에서 뛸 때 과체중으로 이런저런 병치레에 시달렸던 현주엽은 이날 가벼워진 몸을 앞세워 코트 내외곽을 휘저으며 팀의 87-71 완승을 이끌었다.

전 후반 40분을 통틀어 1, 3쿼터에만 딱 20분을 뛰고도 양팀 최다인 18점을 터뜨렸고 리바운드도 11개나 잡아냈다.

또 현주엽은 고려대에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다 프로에서 다른 팀으로 헤어졌던 군입대 동기인 가드 신기성(전 삼보)과도 예전 못지 않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날은 국군체육부대 창설 18주년 기념일이어서 일등병 현주엽의 활약은 소속팀을 더욱 기쁘게 했다. 프로에서 다친 왼쪽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출전한 현주엽은 “몸무게를 줄이니 빨라졌고 덜 지치는 것 같다”며 “동료들과 팀워크를 맞춰 대회 첫 우승컵을 꼭 팀에 안기겠다”고 말했다.

엔트리 전원이 프로 출신으로 짜여진 지난 대회 준우승팀 상무는 센터 정훈종(전KCC)이 13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3점슈터 손규완(전 SK나이츠)은 3점슛 5개에 힘입어 17점을 꽂았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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