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국내 유일의 세계 챔피언인 최요삼(비바프로모션)이 2월 하순 일본 도쿄 원정경기에서 일장기가 그려진 트렁크를 입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최요삼은 최근 일본의 복싱체육관인 ‘도카시키 짐’ 측으로부터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할 것을 제안 받았다는 것. 도카시키 짐은 1981년 한국의 김환진으로부터 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앗아갔던 도카시키 가쓰오가 운영하는 복싱체육관. 도카시키 측은 최요삼과 일본 선수들과의 대전은 물론, 최요삼과 IBF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리카르도 로페스(멕시코) 등과의 통합전 등이 흥행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요삼이 일본인이 아니라는 점이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도카시키 측이 태극기와 일장기를 나란히 새긴 트렁크를 입고 경기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최요삼 측은 만일 이적한다면 이 같은 제안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내 팬의 반응은 민감하기만 하다. 최근 이 문제가 불거진 월간 크로스카운터 홈페이지에서는 팬들끼리 너무 많은 욕설을 주고받아 운영자가 이를 모두 삭제했을 정도. 팬들은 “국내 유일의 챔피언마저 지키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국내 복싱 환경부터 탓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래도 일장기만은 안 된다”는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 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