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를 제외한 25명의 정예 한국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인천공항을 떠나 북중미골드컵대회 출전과 남미 전지훈련으로 이어지는 장장 39일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이날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출국에 앞서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애창곡이기도 한 ‘마이 웨이’를 역설했다.
“이번 해외원정 기간엔 다양한 공격루트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또 선수들이 이를 숙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미국을 포함해 어디든 상대국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의 전술을 가다듬는데 노력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이 같은 말은 확실한 자신감의 표현. 한국축구의 고질이었던 수비라인을 지난해 안정권으로 끌어올린 만큼 이제부터는 ‘이길 수’ 있는 축구를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일부 주전이 빠진 가운데 1.5군이 출전하는 미국을 상대로 필승을 거두면서도 다양한 공격전술을 실험해 보겠다는 여유의 표현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와 관련, “한국이 그간 지나치게 측면공격에만 의존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재빠른 측면 돌파도 한국만의 장점이므로 살릴 것은 살려가며 새로운 전술을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공격전술 구상의 일부를 밝혔다. 또 그간 논란이 돼 온 플레이메이커 선정과 관련, “우리는 프랑스처럼 특출한 플레이메이커가 없는 만큼 여러 명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해 미드필드 조직력을 이용한 공격에 포인트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공항에 몰려나온 60여명의 팬으로부터 즐거운 사인 공세를 받던 선수들의 표정에도 자신감이 역력했다. 출국에 앞서 이날 오전 백상체육대상 최우수 신인상까지 받아 한껏 고무된 대표팀 간판 수비수 송종국은 “이번 대회 우승은 물론 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을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천수는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골을 내 발로 넣고 말겠다”며 활짝 웃었다.
대표팀은 미국 도착 직후 샌디에이고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골드컵에 참가해 20일 미국, 24일 쿠바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8강에 오르면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 약체 쿠바가 한조인 만큼 무난히 예선리그를 돌파할 전망이다. 골드컵이 끝난 후에는 마이애미나 샌디에이고에 다시 캠프를 차리는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이 성사되면 한 차례 더 경기를 갖고 우루과이로 건너가 2월14일 우루과이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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