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을 거쳐 이 대회 본선에 오른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은 이날 단식 1회전에서 스페인의 강호 모야를 맞아 매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0으로 승리하며 올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한 것.
99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모야를 본선 1회전에서 만난 이형택에게는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전에는 탑 랭커들을 만나면 긴장을 한 탓인지 위축이 되어 제 실력을 보이지도 못한 채 번번히 무릎을 꿇어야 했지만 이날 만큼은 다른 모습을 보인 것.
보통 동양 선수들의 경우 유럽이나 북중미 선수들에 비해 서비스가 약한 것이 약점. 따라서 서양의 선수들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스트로크와 서브 리시브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동양계 미국 선수로 한 때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던 마이클 창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상대의 강한 서브를 빠른 발과 정확한 패싱 샷으로 대응하여 세계 탑랭커에 올랐던 것.
그러나 이날 이형택이 보여준 경기 내용은 마이클 창이 그것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수비 위주의 플레이에서 벗어나 강한 서브와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로 오히려 자신보다 신체적 조건이 뛰어난 상대를 제압하며 동양 선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
2000년 US오픈에서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던 이형택은 이후 심리적 부담감과 부상으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거듭해야만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랭킹 69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현재는 118위까지 밀려나 상태.
하지만 지난 2년간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았고 그만큼 자신감도 충만하다.
이형택의 올해 목표는 일단 세계 50위권에 진입하는 것.
50위 안에만 들어간다면 세계 탑10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 테니스 사상 한국인 최초의 탑10 진입!
위의 글이 스포츠 신문의 1면을 장식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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