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히딩크 감독의 성격이다.
한마디로 말해 히딩크는 강한 듯 보이지만 부드러운 남자다.
혹 강한 남자이지만 부드러움을 아는 사람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외강(外剛)'!
대외적인 발언에서 히딩크는 항상 강인함을 풍긴다.
16강 진출에 대한 문제에서도 단호한 자신감을 보이고 골드컵에서 맞붙게 될 미국전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특히 선수들에게는 더욱 강인함으로 단련시키고 있다.
지난 8일 미국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은 '나는 휴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농담을 던진 후 진짜로 휴식없는 강행군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하루 2차례 실시되는 훈련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틈만 나면 웨이트트레이닝에 비디오를 통한 개인 훈련 등 선수들을 파김치로 만들고 있다.
훈련 시간 역시 선수들에게 잠시잠깐의 시간도 주지 않는다.
한 순간이라도 지시된 상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곧바로 선수들을 불러내고 또 지시한 뒤 투입하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
주전경쟁에 시달리는 선수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시간의 연속.
급기야 황선홍이 지독한 감기로 쓰러졌고 최용수도 입술이 부르텄다.
김남일 역시 감기로 훈련을 쉬고 말았다.
한국 특유의 스파르타식 훈련이 이보다 더할수 없는 상황.
하지만 히딩크는 내유(內柔)가 무엇인지 아는 남자다.
특유의 부드러움이 드러나는 곳은 웨이트 훈련장.
대부분의 감독들이 웨이트 훈련장까지 오는 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히딩크는 직접 이곳에 찾아와 훈련을 감독한다.
이 와중에 선수들이 히딩크에게 입는 성은(?)은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할 정도다.
'꽁지머리' 김병지는 그간의 과오(아시죠? 특유의 튀는 행동^^)로 히딩크에게 미운털이 박힌 줄 알고 있었는데 웨이트장에서 자신의 바벨을 살짝 들어주는 히딩크를 본 순간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웨이트를 도와주면서 자상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피말리는 주전 경쟁 속에서 히딩크가 넌즈시 건내는 위로와 격려 한마디를 선수들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의미있게 전달된다.
몰아칠 때는 강력하게 몰아치고 자상할 때는 한없이 자상한 히딩크.
계산된 행동이든 선천적이든간에 히딩크는 분명 내유외강형의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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