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이경수 LG 전격입단… 계약금 12억에 사인

  • 입력 2002년 1월 17일 17시 30분


이경수는 16일 LG화재에 전격 입단했다.
이경수는 16일 LG화재에 전격 입단했다.
배구협회의 드래프트를 거부한 ‘거포’ 이경수(23)가 LG화재에 전격 입단해 파문이 일고 있다.

LG화재는 17일 이경수와 계약금 8억원, 학교 지원금 4억원 등 총 12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8억원의 계약금은 삼성화재 신진식(15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고액.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 공격수인 이경수는 공격과 수비 기량을 고루 갖춘 ‘전천후 선수’로 장신(2m)을 이용한 스파이크와 블로킹은 물론, 서브 리시브와 수비도 수준급이어서 “어느 팀에 들어가도 팀 우승을 이끌 선수”로 평가받고있다.

다음달 한양대를 졸업할 예정인 이경수는 지난해 12월 배구협회의 실업팀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당시 LG화재 역시 자유계약제를 주장하면서 드래프트를 거부해 LG화재가 이경수를 ‘입도선매’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문제는 LG화재와 전격 계약을 체결한 이경수가 과연 코트에 나설 수 있느냐는 것. 배구협회는 “드래프트 규약을 어긴 만큼 선수 등록 자체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며 강경 대응할 계획을 내비쳤다. 배구협회는 이사회 결정을 통해 “2002년 졸업 예정자는 드래프트를 통해서만 실업팀에 진출할 수 있다”고 못박은 바 있다. 선수 등록이 되지 않을 경우 이경수는 국내 대회는 물론 국가 대표로도 뛸 수 없게 된다.

다른 실업팀의 반발이 예상되는 것도 당연한 일. 국가대표 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이경수가 드래프트를 통하지 않고 LG화재에 입단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드래프트에 참여했던 3개 실업팀을 모두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경수의 대표팀 선발 문제도 지금은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LG화재측은 “일단은 배구협회 및 다른 실업팀들과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협회와 다른 팀들의 반발이 강경해 이경수 파문은 ‘법정 소송’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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