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사데나 로즈볼 구장에서 홈팀 미국과 2002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B조 예선 첫 경기를 벌이는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은 황선홍-이천수-송종국-유상철로 이어지는 중앙 ‘황금 라인’에 승부의 명운을 건다.
한국은 18일 LA 인근 퍼모나의 한 고교구장에서 오전 훈련을 갖고 전날 LA 갤럭시와의 연습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한편 후방 유상철의 전진 패스를 시작으로 송종국 이천수 등 중앙 미드필더를 축으로 양 사이드가 맞물려 올라가는 공격 전술을 집중 조련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과의 서귀포 평가전 때 한국이 황선홍을 축으로 이천수와 최태욱의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 돌파에 주력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전술 변화. 최태욱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게 된 탓도 있지만 그간 측면 돌파에 치중해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 공격축구에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하는 셈이다.
‘황금 라인’의 중심은 이천수로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 빈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벼락 같은 중거리 슛을 터뜨리라는 특명을 받았다. 스리백으로 수비 라인을 형성, 허전해진 양 날개를 펼치는 것도 발 빠른 이천수의 몫. 이을용과 박지성이 상대 수비에 막혔을 때 양 측면을 파고들어 최전방 최용수에게 슈팅 공간을 마련한다는 작전이다.
황선홍은 이천수와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나선다. 이날 전술훈련에서도 지난해 12월 미국전 때 상대 수비를 이끌고 돌아 나오며 한국의 2선 공격 라인에 숱한 슈팅 찬스를 제공했던 노련미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송종국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는 유상철을 아래로 내린 대신 공격 지향적인 송종국을 전진 배치, 한국의 공격 라인에 불을 붙이겠다는 작전이다.
이 같은 히딩크 감독의 새로운 전술 실험은 미국에 큰 혼란을 안겨줄 전망. 미국은 그간 한국의 측면 돌파를 봉쇄하는 데 역점을 둬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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