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캐프리아티 "챔프 노터치"

  • 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25분



제니퍼 캐프리아티(26·미국)와 킴 클리스터스(19·벨기에)가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에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23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여자단식 준준결승. 지난해 챔피언으로 톱시드인 캐프리아티는 7번 시드 프랑스의 아멜리 모레스모(23)를 1시간5분 만에 2-0(6-2, 6-2)으로 가볍게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나온 캐프리아티는 “나의 메이저 첫 승을 안겨준 이 대회에서 타이틀을 지킬 사명이 있다”며 “올 들어 기량이 한 단계 뛴 느낌”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4번 시드의 10대 스타 클리스터스는 같은 벨기에 출신으로 절친한 친구인 6번 시드 쥐스틴 에냉(20)을 1시간14분 만에 2-0(6-2, 6-3)으로 이겼다. 자신의 애인인 남자 세계 랭킹 1위 레이튼 휴위트(호주)가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가운데 클리스터스는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주니어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고 지난해에는 벨기에를 페더레이션컵 정상으로 이끈 이들은 경기 전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고 떠들어 다정한 자매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면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스트로크와 서브 대결을 벌이며 치열하게 부딪쳤다. 클리스터스는 17개의 위닝샷을 기록하며 에러는 15개에 그친 반면 에냉은 그보다 배나 되는 30개의 실수로 무너졌다.

에냉과의 상대 전적에서 4승3패로 우위를 지키게 된 클리스터스는 “코트 밖에서는 다정한 사이지만 승부 세계에서 우정은 잠시 접어둬야 했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던 게 승인”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수두 후유증’으로 패한 휴위트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노리는 클리스터스를 뒷바라지하며 붙어 다녀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캐프리아티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벨기에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 올랐던 클리스터스를 풀세트 게임스코어 12-10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꺾고 우승했었다. 상대전적에서도 캐프리아티가 2승으로 우세.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는 9번 시드의 마라 사핀(러시아)과 7번 시드 토미 하스(독일)가 웨인 페레이라(남아공)와 마르셀로 리오스(칠레)를 꺾고 4강전에 올라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게 됐다.

사핀은 페레이라가 복통으로 경기 도중 포기를 하는 바람에 행운의 기권승을 거뒀고 하스는 전 세계 1위 리오스를 3-1(7-6,6-4,6-7,7-6)로 눌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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