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화제]제일화재 이남수 “어머니를 찾아주세요”

  • 입력 2002년 1월 23일 23시 19분


23일 핸드볼큰잔치 남녀부 결승이 열린 태릉선수촌 오륜관을 찾은 핸드볼 팬들은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쓰인 전단을 받으며 어리둥절해했다. ‘키 1m52, 체중 56㎏가량. 얼굴이 둥글고 광대뼈가 약간 나와 있음….’ 또 스탠드 한쪽엔 ‘우리 어머니를 찾아주세요’란 플래카드도 붙어 있었다.

바로 이날 여자부 결승에 나서는 제일화재 골키퍼 이남수(26)가 어머니 김환순씨(63)를 찾는 애절한 문구였다.

사연인즉 이남수의 어머니 김씨는 지난해 12월15일 전북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동편부락 집에서 전화를 받고 집을 나간 뒤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는 것. 당시 이남수는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선수권에 출전중이라 어머니가 사라졌다는 소식도 뒤늦게 알게 됐다.

지난 한달간 1남6녀의 가족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헛수고였다.

결국 큰잔치 기간에 대한핸드볼협회의 도움을 얻어 경기장에서 어머니찾기에 나선 것. 그동안 딸의 경기를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본 어머니가 혹시나 경기장에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

이날 대구시청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팀의 큰잔치 첫우승을 일군 이남수는 “우리 어머니 좀 찾아주세요”라고 말하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063-535-0118, 532-0182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