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프리아티는 26일 여자단식 결승에서 첫 세트를 먼저 내준 뒤 2세트에서도 4차례 매치포인트를 내주며 궁지에 몰렸지만 그 어떤 위기도 그녀를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강인한 승부 근성으로 패배의 그림자를 번번이 걷어낸 끝에 마침내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캐프리아티의 이 같은 정신력은 10대 유망주로 주목받다 오랜 방황과 시련의 세월을 이겨낸 뒤 재기에 성공하면서 소중한 경험과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
캐프리아티는 우승 소감에서 “나는 코트에서 싸웠지만 이 세상에는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수많은 친구들이 있다”며 “그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호주인 팬으로 암 투병중인 대런 바솔로뮤즈와 기쁨을 함께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말기 암 환자인 바솔로뮤즈는 지난해 캐프리아티가 호주오픈에서 오랜 슬럼프 끝에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벗어나 항암 치료를 재개했고 그녀가 이런 사연을 접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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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