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현장에서]관중석 지휘관 "문제점 더 잘보이네"

  • 입력 2002년 1월 31일 17시 41분


“가끔은 다른 장소에서 경기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31일 코스타리카와의 4강전을 관중석에 앉아 워키토키로 한국팀을 진두지휘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경기를 색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벤치에서는 잘 안보였던 선수들의 세밀한 장단점이 한눈에 들어왔다는 설명이었다.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에 볼을 굴려 넣어 레드카드를 받았던 히딩크 감독은 이날 벤치에 앉을 수 없다는 최종통보를 받고는 급히 워키토키를 구했고 경기장 3층 귀빈석에서 선수교체 등 작전 지시를 내렸다.경기 결과는 한국의 패배. 특히 코스타리카의 첫 골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골은 어이없이 헌납한 것이었고 승부를 떠나 아쉬움이 가득한 경기였다. 감독이 벤치에서 즉시 작전지시를 내리고 선수들이 감독의 얼굴을 보고 있었으면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컸다.

‘색다른 관점’에서 경기를 지켜본 히딩크 감독. “좀더 상황을 분석해 봐야겠다”던 평소 인터뷰 때와 달리 “문제점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축구인들은 시큰둥했다. 감독은 경기 중 벤치에서 경기를 총지휘해야하는데 이유야 어떻든 그렇지 못한 것은 팀 전력발휘에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벤치에 앉아있든 관중석에서 지휘하든 팀 전력을 안정시킬 속시원한 대책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하는 것이 기자만의 바람은 분명 아닐 것 같다.

로스앤젤레스〓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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