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명(44·사진) 전 고려대 감독이 1년4개월의 미국 농구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8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명센터출신인 임감독은 삼성전자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91년부터 고려대 코치와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고려대 감독시절 전국대회 우승 2회 준우승 3회의 성적표를 받은 명장.
임감독은 그러나 2000년 10월 ‘더 늦기 전에 본토농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생활은 한마디로 유랑극단같은 고행길. 대학농구 강팀인 UCLA와 듀크대를 거쳐 프로농구(NBA)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객원코치로 있으면서 최신 교습방법을 모두 비디오에 담았다.
틈틈이 유명 지도자의 농구캠프에도 빠지지 않았던 임감독은 한 고교 감독이 개설한 코치연수에서 무려 7-8개의 팀 전술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는 것. 국내에서는 기껏해야 존디펜스와 맨투맨,풀코트프레스라는 3가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고교팀들이 국내 프로팀 이상의 전술을 소화해 내고 있었던 것.
충격을 받은 임감독은 당장 농구선수로 활약중인 아들(우찬·고려대) 딸(현지·숭의여고)을 방학중 미국으로 불러 새로운 농구흐름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기초기술 교습방법에 새롭게 눈을 떴다. 그동안 거친 각 팀과 농구캠프의 지도방식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만 1백여개. 임감독은 이렇게 배운 것을 서울에 비해 열악한 지방 선수들을 위해 펼칠 계획이다. 당장이라도 프로팀을 맡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것.
“미국농구가 기본기술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절감했다”는 임감독은 “개인적으로 국내팀의 경기를 많이 봐야 하고 준비할 것도 많다. 기회가 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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