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슈퍼돔에서 열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제36회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사상 첫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쿼터백 톰 브래디(25).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박’을 터뜨린 승리의 화신이었다.
브래디는 이날 터치다운 패스 1개를 포함해 16개의 패스를 성공해 145야드 전진을 이끌어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쿼터백 커트 워너(터치다운 1개 포함해 28개 패스 성공, 365야드 전진)에 비해 기록상으론 뒤졌지만 차분한 경기 조율로 팀원들의 안정된 플레이를 연출해 팀에 사상 첫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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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의 탁월한 경기운영과 강력한 수비를 앞세운 뉴잉글랜드는 2년 만에 패권에 도전한 강호 세인트루이스를 20-17로 제압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59년 창단한 뉴잉글랜드는 86년과 97년에 이어 슈퍼볼에 3차례 도전 끝에 첫 우승.
왼쪽 발목 부상에도 뉴잉글랜드를 사상 첫 슈퍼볼 패권으로 이끌며 슈퍼볼 MVP가 된 브래디는 “팀원 모두가 MVP다. 우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능력을 지녔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팀 동료들은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브래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브래디는 이번 시즌이 시작할 때만 해도 팀의 4번째 쿼터백이었다. 3년간 계약금 84만9000달러(약 11억원), 연봉 29만8000달러(3억9000만원)로 주전 쿼터백 드루 블레드소(10년간 1억300만달러, 연봉 340만달러)에 비하면 ‘생짜 무명’인 셈.
그러나 브래디는 차분한 경기 조율과 팀워크를 강조하는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빌 벨리칙 감독의 신임을 얻어 곧 블레드소의 백업 쿼터백이 됐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9월24일 블레드소가 부상을 하자 주전으로 출전할 기회를 잡은 것. 브래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시즌 5승11패로 저조했던 팀을 11승5패로 이끌어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것.
아메리칸콘퍼런스(AFC) 준결승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블레드소에 잠깐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이번 시즌 동안 팀원들이 브래디의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한 점을 들어 벨리칙 감독이 부상 중인 브래디를 다시 슈퍼볼에 기용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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