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쇼트트랙 한국 ＂17일도 金캐는 날＂

역시 주사위는 던져봐야 안다.

14일 열린 쇼트트랙 첫 날 경기에선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여자 1500m에서 고기현과 최은경이 나란히 금·은메달을 따냈고 금메달이 확실하다고 했던 남자 5000m 계주에선 예선 탈락한 것.

17일 벌어지는 여자 500m와 남자 1000m 결선 역시 쉽게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다. 다만 쇼트트랙에서 처음 나온 금메달을 한국선수단이 손에 쥐었다는 점에선 일단 상승세.

한국은 단번에 승부가 나는 500m 경기에 컨디션이 절정에 달해 있는 최은경 주민진(이상 세화여고)을 출전자로 선정했다. 1500m 금메달리스트 고기현을 빼고 주민진을 출전시킨 데 대해 전명규 감독은 “고기현은 스타트가 느리기 때문에 순발력이 좋은 주민진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선수들이 비교적 약하다고 평가를 받는 500m에선 역시 중국의 세계적인 쇼트트랙 듀오 양양A와 양양S가 강적.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불가리아의 예브게니아 라다노바도 500m에 강해 이 종목의 복병이다.

남자 1000m에선 김동성(고려대)과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대결. 98나가노대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김동성은 2연패를 노리고 있고 미국 언론에서 “쇼트트랙 4관왕에 도전할 실력”이라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 안톤 오노는 금메달을 위한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다.

둘은 14일 열린 예선경기에서 나란히 같은 조에서 한차례 대결을 펼쳐 김동성이 가볍게 오노를 눌렀다. 하지만 전력을 다하지 않은 상태라 큰 의미는 없었던 경기. 준준결승에서 중국의 리자준과 한 조를 이루게 된 김동성은 결승진출까진 무난하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주니어챔피언으로 이번 올림픽이 국제 성인무대 데뷔전인 ‘신예’ 안현수(신목고)는 예선에서 의외로 수준급의 스피드와 대담성을 보여줘 기대해 볼 만하다.

한편 14일 계주경기에서 부상한 민룡(계명대)은 정밀검사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타박상에다 부기가 심해 남은 경기에 출전을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