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을 못이긴 나머지 조추첨장에서 편파판정의 주인공인 호주의 제임스 휴이시 심판을 거칠게 몰아세워 다시 한번 화제가 됐던 쇼트트랙 한국대표팀의 전명규 감독(39·삼성화재·사진). 87년부터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맡아 15년간 산전수전 다 겪으며 쇼트트랙에서 잔뼈가 굵은어온 그였지만 “이번 올림픽은 그 어느 대회보다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알베르빌올림픽부터 모두 11개의 금메달을 일궈낸 그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회 총평을 한다면….
“선수들이 너무 잘해 줬다. 특히 여자선수들에겐 정말 힘든 운동인데 다들 잘 참아 줘 고맙다. 가장 아쉬운 점은 남자 계주가 예선에서 떨어진 것이다. 남자 계주는 우리가 세계랭킹 1위이고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금메달을 딴다고 봤다. 쇼트트랙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며 선수들이 멋지게 태극기를 돌고 링크를 돌 수 있었을 텐데….”
-심판 문제로 내내 시끄러웠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심판의 자질이 선수들의 높은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빨리 잊는 게 상책이다.”
-다른 나라의 실력은 어땠나.
“중국이 역시 강팀이었다. 당분간 우리 팀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선수층이 두꺼운 캐나다 역시 무섭다. 캐나다엔 남자 500m 금메달을 딴 마크 가뇽 수준의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미국도 많이 발전했다.”
-한국팀이 세계정상을 지키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쇼트트랙 전용링크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하고 저변확대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국내 쇼트트랙 선수는 중학교 이상을 다 합쳐봐야 100명 남짓이다. 각 학교에서 팀 육성을 활성화해야 할 걸로 본다.”
-앞으로의 일정은….
“3월말부터 팀세계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가 계속 열린다. 귀국하면 휴식을 취한 뒤 이 대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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