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전명규감독 “심판 자질이 문제…”

  • 입력 2002년 2월 25일 17시 42분


“Are you crazy(당신 미쳤어)?”

격분을 못이긴 나머지 조추첨장에서 편파판정의 주인공인 호주의 제임스 휴이시 심판을 거칠게 몰아세워 다시 한번 화제가 됐던 쇼트트랙 한국대표팀의 전명규 감독(39·삼성화재·사진). 87년부터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맡아 15년간 산전수전 다 겪으며 쇼트트랙에서 잔뼈가 굵은어온 그였지만 “이번 올림픽은 그 어느 대회보다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알베르빌올림픽부터 모두 11개의 금메달을 일궈낸 그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회 총평을 한다면….

“선수들이 너무 잘해 줬다. 특히 여자선수들에겐 정말 힘든 운동인데 다들 잘 참아 줘 고맙다. 가장 아쉬운 점은 남자 계주가 예선에서 떨어진 것이다. 남자 계주는 우리가 세계랭킹 1위이고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금메달을 딴다고 봤다. 쇼트트랙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며 선수들이 멋지게 태극기를 돌고 링크를 돌 수 있었을 텐데….”

-심판 문제로 내내 시끄러웠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심판의 자질이 선수들의 높은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빨리 잊는 게 상책이다.”

-다른 나라의 실력은 어땠나.

“중국이 역시 강팀이었다. 당분간 우리 팀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선수층이 두꺼운 캐나다 역시 무섭다. 캐나다엔 남자 500m 금메달을 딴 마크 가뇽 수준의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미국도 많이 발전했다.”

-한국팀이 세계정상을 지키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쇼트트랙 전용링크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하고 저변확대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국내 쇼트트랙 선수는 중학교 이상을 다 합쳐봐야 100명 남짓이다. 각 학교에서 팀 육성을 활성화해야 할 걸로 본다.”

-앞으로의 일정은….

“3월말부터 팀세계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가 계속 열린다. 귀국하면 휴식을 취한 뒤 이 대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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