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1*(4*5)&(3*6)*2=PO대진표

  • 입력 2002년 2월 26일 12시 54분


지난 22일, 23일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선 입시철 눈치작전을 능가하는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의 웃지못할 플레이오프 대진표 조작극이 벌어졌다.

22일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현대는 플레이오프전에서 상대전적에서 3승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정규리그 우승팀 국민은행과 맞붙기 위해 한빛은행과의 경기에서 고의적으로 지기위해 안간힘을 다썼다.

주전선수들은 벤치신세를 졌고, 후보선수들이 대거등장하며 졸전을 펼친 끝에 겨우 한빛은행을 이겼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이해할수 없는 경기에 항의를 하는등 한동안 소란스러웠다.

같은날 펼쳐진 삼성생명은 국민은행을 이겨 정규시즌을 마쳤고 22일까지 현대가 13승11패, 삼성생명이 13승12패로 현대가 마지막 남은 23일 금호생명과의 경기에서 지기만 하면 삼성생명과 동률을 이뤄 상대전적에서 앞선 삼성생명이 3위, 현대가 4위로 현대는 뜻하는대로 국민은행과 플레이오프전을 갖게 된다.

현대의 졸전은 22일에 이어 23일 계속되었고 졸전의 비난을 면하기 위해 주전선수들을 기용하는등 겉으로는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는듯 했으나 애시당초 승리에는 관심이 없는듯 여유로운 경기로 일관 결국 원하는대로 패하며 4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이 경기에서는 금호생명의 외국인선수 샘이 한 경기 최다득점기록 50점을 갱신하면서 현대의 느슨하고 맥없는 경기를 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같은 결과는 정규리그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려지면서 국민은행과 신세계, 삼성생명등 상대전적과 전력의 우위를 계산하는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택하기 보다는 플레이오프에서의 대진표를 고려한 경기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굳이 여자프로농구판에서만 촌극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오프진출팀이 대략적으로 그려지는 가운데 각팀당 7,8경기를 남겨둔 남자프로농구판에도 이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대구동양이 서울SK와의 경기차가 4.5게임차로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가 4로 이변이 없는한 1위가 확실하다. 그리고 6강의 마지막자리를 놓고 안양SBS와 서울삼성의 치열한 순위다툼은 끝까지 가봐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면 2위에서 5위까지의 순위, 서울SK가 2위까지 주워지는 4강플레이오프 진출에 다소 유리한 편이고 나머지 인천SK, 창원LG, 전주KCC등 4팀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플레이오프 대진표의 판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1,2위까지 주워지는 4강플레이오프 직행권은 대구동양과 서울SK에 넘어간 상황이고 이젠 의미없는 순위싸움보다 플레이오프 대진표를 위한 순위만들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게 되었다.

6강 플레이오프 대진표를 살펴보면 정규리그 3위팀과 6위팀, 4위팀과 5위팀이 3전2선승제를 펼친 다음 각각 2위, 1위팀과의 4강 플레이오프를 펼치게 된다.

8연승을 달리고 있는 전주KCC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어느 팀과 플레이오프전을 가져도 상관없다는 자세이며 3연승으로 지난시즌 준우승팀의 저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창원LG는 상대전적에 뒤진 인천SK를 만나지 않기위해 현재 순위인 4위선을 유지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인천SK는 전주KCC나 서울삼성보단 안양SBS가 올라오길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더나아가 6강 플레이오프전을 이기고 4강전에서 만날 상대를 만나기 위한 눈치작전도 만만치 않다. 대구동양과 서울SK는 껄끄러운 상대인 전주KCC나 창원LG가 자신들의 대진표에 속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1,2위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도 전희철, 김병철의 외곽포가 건재한 대구동양을 피할 것인지 서장훈, 마틴의 골밑파워가 강한 서울SK를 피할 것인지 내심 고민에 빠져 있다.

플레이오프진출은 확정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우승을 위한 플레이오프 대진표만이 남아 있다. 서로의 손익을 따져 플레이오프 우승을 위해 앞으로의 경기에서 이길것인지, 질것인지 심각히 고민을 해야하고, 이기기위한 최선보다 지기위한 몸부림도 감수해야 할 판이다.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경쟁으로 관중 100만시대의 도래와 제2의 도약기를 맞은 남자프로농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지, 아니면 최선보단 우승을 향해 가는 길을 위해 웃지못할 촌극을 펼쳐보일지, 앞으로의 그들의 플레이를 지켜보자.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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