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풀뿌리마라톤 선두’ 일산 호수마라톤클럽

  • 입력 2002년 3월 3일 17시 31분


초보자들을 위한 마라톤동호회 일산호수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코스를 달리고 있다.
초보자들을 위한 마라톤동호회 일산호수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코스를 달리고 있다.
“풀뿌리 마라톤의 선두주자임을 자처한다.”

1일 오전 7시. 짙은 안개가 깔려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의 주제광장에는 가벼운 운동복 차림에 마라톤화를 신은 젊은 남녀,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까지 모여들었다. 서로 가볍게 인사를 하고 20여분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무리를 지어 호수공원코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일산호수마라톤클럽(이하 일마·회장 권영후) 회원들의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 준비를 위한 ‘번달(번개처럼 모여 달리자)’ 모임이다. 대부분의 회원이 동아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위해 이날 30㎞이상을 뛰었다.

‘일마’는 98년 11월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시작해 올해로 4년째 함께 모여 달리고 있다. ‘화목한 클럽, 초보자를 아끼는 클럽’이 모토. 잘 달린다고 자랑하지 않고 못 달린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그저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치는 장이다.회원수는 700여명. 모토에서 나타나듯이 철저하게 초보자를 우대한다. 초보자들에게 마라톤의 기본을 가르쳐주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 운동복에서 마라톤화, 그리고 달리는 자세까지 처음부터 세세하게 코치해주고 있다. 기량에 맞게 4개조로 나눠 훈련한다. 일산은 물론 서울 각 지역, 김포, 부천, 안양, 수원 등 경기 일원에서도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원래 정례모임은 수요일(오후 8시30분)과 일요일(오전 6시, 동절기엔 오전 7시). 겨울엔 수요모임이 없다. 대신 최근 겨울에도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모여서 달리는 모임이 새로 생겼다. 동계훈련 여하에 따라 3월 열리는 동아마라톤 풀코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일마’에서는 210명의 회원이 올 동아마라톤에 참가할 예정이다.

일산엔 호수공원코스(한바퀴 4.75㎞)와 외곽코스(15.8㎞), 정발산코스(산악훈련을 위한 코스) 등 3개의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이 같은 마라톤을 즐기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도 이들이 자생적으로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마’는 매년 2회의 자체 일산호수마라톤대회를 개최해 일반인들이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권 회장(48)은 “우리는 자유스럽고 부담없이 마라톤을 즐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초보자들을 우대해 마라톤과 친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일마' 회원 서석호씨 "건강때문에 달리기 시작 사람들 좋아 계속 달려"▼

마라톤동호인들에게 마라톤을 시작한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이 건강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일산호수마라톤클럽의 서석호씨(44·인쇄업·사진)의 경우도 마찬가지. 당뇨병에 시달리다 마라톤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젠 ‘좋은 사람들’ 때문에 달린다.

8년 전부터 당뇨 때문에 고생한 서씨는 지난해 6월 당 수치가 300을 넘어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까지 됐다. 약을 지속적으로 먹으면서 수영과 헬스 등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의사의 권유로 걷기와 가볍게 달리기를 했지만 재미가 없고 지속적이지 못해 소용이 없었다.그러던 중 지난해 9월 ‘일마’ 회원인 회사 동료에게 이끌려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저 따라서 조깅이나 하려는 마음에서였다. 그때부터 마라톤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조깅도 제대로 못하는 초보자였는데 하나에서 열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회원들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라톤광’이 됐다. 좀처럼 운동에 빠져들지 못했는데 회원들과 어울리는 재미에 이젠 하루 10㎞씩 뛰고 주말이면 하프코스를 달릴 정도가 됐다.올 동아마라톤이 첫 풀코스 도전. ‘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회원들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풀코스 내내 회원들이 페이스를 맞춰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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