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빅맨’ 최희섭 ‘빅리거’ 성큼

  • 입력 2002년 3월 5일 17시 42분


미국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올해도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코리안 빅맨’ 최희섭(23·시카고 컵스·사진). 한국인 타자 첫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그의 발걸음은 과연 어디까지 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최희섭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에 비해서도 훨씬 메이저리그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컵스의 돈 베일러 감독은 “초이(최희섭의 애칭)가 시즌중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엔트리에 올라왔을 것이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는 ‘홍보용 멘트’. 당시 최희섭에 대한 선수단 내부 평가는 1루수 4순위였다. 못해도 타율 2할8푼에 20홈런 이상은 보장된 매트 스테어즈와 론 쿠머가 1루를 번갈아 지키고 있었고 최희섭과 맞먹는 거구의 흑인선수 훌리오 슐레타가 백업요원으로 뛰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컵스는 지난 겨울 스테어즈와 쿠머를 트레이드시키고 39세의 노장선수 프레드 맥그리프를 영입하는 대수술을 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17년차인 맥그리프는 통산 448홈런에 1400타점을 기록중인 강타자. 지난해에도 타율 0.306에 31홈런 102타점을 때려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맥그리프는 이제 고령의 나이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태. 올해 컵스는 그와 정식계약을 하는 대신 단기 옵션계약을 맺었을 정도로 그의 활약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희섭은 지난해 백업으로 나가 6홈런 24타점을 때린 슐레타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의 이적이 거의 확실시되던 중 2일 허벅지 부상을 당한 것도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최희섭은 올해도 당장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기는 힘들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긴 하다.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최희섭이 너무 잘하기 때문.

최희섭의 에이전트인 이치훈씨는 “메이저리그에선 유망주를 섣불리 백업요원으로 올려 반쪽선수로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초이는 개막전보다는 맥그리프가 부상을 당하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주전으로 전격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희섭은 3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까지 팀의 시범경기 5경기에 모두 출전, 5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팀내 최고타율인 9타수 6안타(0.667)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선 13경기에서 13타수 5안타 3타점에 홈런 1개와 2루타 2개를 때려냈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최희섭은?

▽생년월일〓1979년 3월16일

▽학력〓광주 충장중→광주일고→고려대 2년 중퇴

▽체격〓1m95, 115㎏

▽허벅지 둘레〓29인치

▽100m 달리기〓12초

▽계약금〓120만달러

▽방망이〓길이는 34.5인치, 무게는 980g

▽특기〓농구(중학교 3학년 때 광주지역 200여개 팀이 출전한 길거리농구대회에서 우승)

▽지난해 성적(트리플A팀 아이오와 컵스)〓타율 0.229, 61안타, 13홈런, 45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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