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경기가 끝난 뒤 “그런 경기는 이겼어야 하는데…”라며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의 차분한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 “할 말이 없다”면서도 선수들의 잘못된 플레이를 하나 둘 짚어가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과 이용수 위원장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양 축’. 하지만 평가전을 마친 이들의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이 위원장은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는 히딩크 감독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 경기를 보게 마련. 그런 이 위원장이 초조한 심정일 때, 대표팀 수장인 히딩크 감독은 정말 느긋하게 경기를 바라볼 수 있었을까.
속내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하지만 적어도 히딩크 감독에게서는 노련한 지도자의 냄새가 난다.
감독을 전투를 앞둔 장수에 비교한다면, 그를 따르는 병사들을 위해 어떤 경우라도 여유를 보여야 하는 지도 모른다.
튀니스(튀니지)〓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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