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선수나 팀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솔직히 윤정환은 장점이 많은 선수지만 단점도 있다. 윤정환이 플레이메이커로서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보장은 없다. 좀더 직설적으로 말해 현재 한국축구 자원에서는 확실한 플레이메이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플레이메이커에 대한 논란은 접어야 한다. 나머지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중요한건 팀 상황과 조건에 따라 특정 선수가 융화될 수 있는지, 또 그의 투입으로 팀의 색깔이 순간순간 어떤 식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윤정환은 한국의 공격이 안풀릴 때 공격루트를 틀 수 있는 조커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윤정환의 가치를 보면 된다. 윤정환을 공수조율의 해결사로 보는 시각은 그에게 과도한 부담만 안길 뿐이다.
아울러 윤정환의 투입으로 전후좌우 선수들의 이동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의 투입으로 팀 전력이 극대화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면 그건 패착이다.
축구는 살아있는 유기체다. 몇몇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할 수 없는 한국축구에서는 더더욱 선수들이 한몸으로 움직이는 유기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비단 윤정환뿐 공격의 황선홍, 수비의 홍명보 등 선수 하나하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정무/본보 축구칼럼니스트